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고점 찍나…월가 황제도 ‘AI 거품론’에 가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10 15:48

다이먼 CEO “6개월~2년 뒤 증시 급락 가능성…확률 30%”

IMF·英 중앙은행도 ‘AI 거품’ 경고…“닷컴 버블과 비슷”

“빅테크 기초 체력이 랠리 뒷받쳐”…과거와 다르다 반박도

AI 훈풍에 삼성전자 6%↑·SK하이닉스 8%↑…코스피 3610.60 마감

JP MORGAN-JAMIE DIMON/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사진=로이터/연합)

한국 코스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열퓽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같은 'AI 낙관론'이 오래가지 못랄 것이란 경고음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엔 '월가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까지 'AI 거품론'에 가세하며 증시 급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9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주식 시장에서 심각한 조정이 향후 6개월에서 2년 이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주식 시장의 조정 가능성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우려한다"며 “시장이 (조정) 가능성을 10% 정도로 보고 있다면 나는 30%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정학적 환경, 재정 지출, 세계적 재무장화 등을 포함해 “많은 것들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어떻게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지 모르는 수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사람의 마음속 불확실성은 내가 정상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높아야 한다"며 “세계가 더 위험해진 만큼 우리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대신 총알, 총, 폭탄 등을 비축해야 한다"고 했다.


다이먼 CEO는 또 AI 투자 열기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내가 보기에 AI는 진짜이며 과거 자동차와 TV가 성과를 냈듯 AI도 총량적으로 성과를 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분야(자동차와 TV)에 관여한 대부분의 사람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I에 투자되는 자금 일부는 “아마도 손실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도 현재 AI 붐이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유사한 흐름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AI에 대한 낙관론으로 글로벌 주식이 급등하고 있다"며 “현재의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은 25년 전 인터넷 붐 당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급격한 조정이 발생한다면 금융여건이 긴축돼 세계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같은 날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AI 관련 기술주 중심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AI 낙관론이 식을 경우 주식 시장이 특히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휴 마치고 계속해서 오르는 코스피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다만 반론도 적지 않다. 1996년부터 기술주 트레이딩에 집중해 닷컴 버블을 직접 경험했던 비라일리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오늘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AI가 부상하기 전부터 시장을 지배해왔고 꾸준히 성장해 왔다"며 “현재 밸류에이션이 결코 터무니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CNN에 따르면 월가 대표적 강세론자인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회장은 “지금의 시장이 1999년 닷컴 버블 수준의 비이상적 과열로 가고 있느냐면, 그럴 수도 있다"면서도 “예상보다 높은 실적 기대감에 올해 S&P500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했다. S&P500 지수가 내년말 7700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거품은 변혁적 기술을 둘러싼 과도한 낙관에서 비롯됐지만 현재의 랠리는 비이성적 투기보다는 기초 체력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며 AI 산업은 소수의 기존 강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AI 열풍이 꺼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닷컴 버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1996년 미국 증시가 '비이성적 과열 상태'라고 경고했지만, 실제 거품이 꺼진 시기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0년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도 지난달 연설에서 주식 가격이 “상당히 고평가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1.83% 오른 192.57달러를 기록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런 점에서 AI 거품이 단기간 내 붕괴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AI 관련 훈풍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일에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6.07% 급등한 9만4400원에 거래를 마감, 연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8.22% 급등한 42만8000원를 기록,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40만원선을 넘어섰다.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강세에 힘입어 전장 대비 1.73% 오른 3610.60에 장을 마감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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