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수니와 칠공주’, “흥과 음악엔 나이가 없다”…세대 넘은 도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12 10:03

평균 85세 할머니 래퍼들, '쇼미더머니12' 무대에 선다




“우리도 나가보자" TV 앞에서 시작된 랩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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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예선 무대를 앞두고 포즈를 취한'수니와칠공주'할머니들. 가운데 리더 박점순 할머니(84)가 래퍼 슬리피가 선물한'쇼미더머니6'모자를 쓰고 있다. 제공=칠곡군

칠곡=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평균 연령 85세의 할머니 래퍼들이 국내 최고 힙합 서바이벌 무대에 도전한다.



한글을 배우며 랩을 시작한 경북 칠곡군 지천면의 여덟 할머니로 구성된 그룹 '수니와 칠공주'가 Mnet '쇼미더머니12' 오디션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세대의 벽을 넘는다.


'수니와 칠공주'는 2023년 8월, 한글교실에서 만난 여덟 명의 할머니들이 “우리도 노래 말고 랩을 해보자"며 결성한 팀이다.




이후 방송과 공연, 광고 무대에 잇달아 오르며 주요 외신으로부터 'K-할머니'로 불릴 만큼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해 11월 칠곡군 쩜오골목축제에서 열린 전국 최초의 할머니 래퍼그룹 배틀대회 '쇼미더 할머니'에서는 우승을 차지해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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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은 나이 없다!"구호를 외치며 선전을 다짐하는'수니와칠공주'할머니들. 제공=칠곡군

◇ “무대에 서면 긴장할까 봐 청심원 생각도"…도전의 출발은 경로당 TV


이번 도전의 계기는 경로당 TV였다. '쇼미더머니12'참가자 모집 광고를 보던 김태희(81) 할머니가 “우리도 나가보자"는 말에 일동이 웃었고,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지원이 결정됐다.


무더위로 잠시 멈췄던 연습은 다시 활기를 띠었다.


이필선(88) 할머니는 “무대에 서면 긴장할까 봐 우황청심원을 챙겨야 하나 고민했다"며 웃었다.


이들이 오디션에서 선보일 곡은 직접 쓴 시를 랩으로 엮은 메들리 '우리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다.


리더 박점순(84) 할머니는 “오디션이 어떤 건지는 잘 모르지만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게 즐겁다"며 “흥과 음악에는 나이가 없다. 젊은 참가자들 틈에서도 당당히 무대에 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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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와칠공주' 할머니들이 쇼미더머니 도전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운데 리더 박점순 할머니가 슬리피 모자를 들고 있다. 제공=칠곡군

'쇼미 모자' 건넨 슬리피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우승자"


이들의 도전에는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수니와 칠공주'의 홍보대사이자 '양손자'로 불리는 래퍼 슬리피는 2017년 '쇼미더머니6' 무대에 섰던 인연으로 할머니들과 남다른 유대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당시 무대에서 받았던 '쇼미 모자'를 직접 할머니들에게 선물하며 “결과와 상관없이, 할머니들의 열정만큼은 이미 우승자"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할머니들은 그 모자를 들고 이번 오디션 무대에 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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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와칠공주' 할머니들이 쇼미더머니 도전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운데 리더 박점순 할머니가 슬리피 모자를 쓰고 있다. 제공=칠곡군

“이번엔 꼭 이긴다"…'텃밭 왕언니'의 재도전


이번 '쇼미더머니12'예선은 이달 중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군의 또 다른 할머니 래퍼그룹 '텃밭 왕언니'도 오디션에 지원서를 냈다.


지난해 '쇼미더 할머니' 대회에서 수니와 칠공주에 패했던 이들은 “이번에는 꼭 이기겠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수니와 칠공주의 도전은 단순한 예능 참여를 넘어 칠곡의 문화적 저력과 어르신들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며“여든을 훌쩍 넘긴 어르신들이 힙합 무대를 직접 두드린 사실만으로도 전국에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손중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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