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여야, 첫날부터 고성…“민생·내란 청산 vs 무능 심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13 15:09

조희대 대법원장 증언 여부·한미 관세협상·원전 수출 계약 등 공방전

국민의힘, 법사위 국감 진행 항의

▲곽규택, 나경원 의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 진행과 관련해 추미애 법사위원장 자리로 찾아와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13일 개막했지만 여야가 격렬히 대립하면서 첫날부터 고성이 오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출석 및 증언 여부와 관련해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그동안 대법원장은 인사말 후 퇴장해왔지만,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예정된 증인선서를 건너뛰고 질의를 강행하자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건 (대법원장) 감금" “헌정질서 유린"이라고 맞섰고, 민주당은 “감금은 무슨 감금이냐"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에 대해 질문할 것도 없냐"고 응수했다.


조 대법원장이 자리를 지킨 채 진행된 오전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5월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무죄 2심을 뒤집어 파기환송한 판결을 두고 '대선 개입 시도'라고 주장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4월 22일 전원합의체로 조희대가 끌어올리고, 23일 대법관들이 모여서 밥을 먹고, 24일 표결했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날려 보내려고 한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에게 묻겠다. 윤석열과 만난 적이 있나. 한덕수와 만난 적이 있나"라고 따졌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오전 질의가 끝난 11시 50분쯤 법사위 회의장을 떠났다.



눈 감은 조희대 대법원장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 눈을 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도 충돌이 벌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문 공개 여부가 쟁점이 된 것이다. 민주당은 이 합의를 “매국 계약"이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폈다. 정진욱 의원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실이 직접 협정 내용에 반대 의견을 낸 한전 이사진을 불러 혼냈다는 증언이 있고, 산업부 장관이 '체코 원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밝혀졌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한국 원전 산업을 외국기업에 예속시킨 매국적 협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아예 합의문을 공개하자"고 맞불을 놨다. 그러나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한미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김동아 의원이 “우리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싸놓은 X를 치워야 하는 입장에서 미국이라는 상대방도 있기에 공개에 신중한 것"이라고 하자,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 등이 “X를 쌌다는 게 무슨 말이냐" “이재명 정부가 X를 싸고 있다"고 맞받아치며 고성이 이어졌다. 결국 국정감사는 개시 1시간 20여 분 만인 정오에 정회됐다.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미 관세협상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잘못된 협상 탓에 부담이 고스란히 기업에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국익을 지키는 차원에서 잘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관세 협상과 관련해) 외신들이 적절하게 잘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이 지금 잘하고 있다. 잘 버티고 있다.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평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도한 비평과 평가 절하는 오히려 협상력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나 경제부총리가 협상하는 과정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발언하는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날 오전 여야 지도부도 국정감사 개막과 동시에 서로 날선 공방으로 포문을 열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취임 4개월 동안 이재명 정권의 무능을 맛본 것만으로도 국민은 이미 불안과 걱정 속에 살고 있다"며 “민생은 뒷전이고 보여주기만 진심인 정권을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국감을 통해 정치권력의 폭주, 행정권력의 은폐, 사법권력의 남용을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회의실 뒤편에 '꼭꼭 숨겨라 애지중지 현지', '48시간 비밀 관세 협상 내막'이라는 문구를 내걸었고, 지도부 전원은 검은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한 상복 차림으로 국감에 임했다.


최고위서 발언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오전 내란 잔재 청산·민생을 이번 국감 목표로 선포했다. 이날 정청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이번 국감은 윤석열 내란 세력의 폭정과 실정을 심판하는 장이 돼야 한다"며 “내란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고 개혁의 고속도로를 놓아 민생 경제가 힘차게 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민생 국감'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인 증인 채택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며 재계와의 협력을 중시했다. 실제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 등 주요 대형 건설사 대표들의 증인 출석 요구가 취소됐다.



김하나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