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보험 신상품 앞세워 젊은층 공략 강화
사망보험금 활용 통한 종신보험 수요 모색

▲동양생명·ABL생명.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시장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보험 상품을 앞세워 실적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우리금융지주도 시너지 창출을 위한 마케팅에 나섰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3분기 예상 별도 당기순이익은 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낮다. 상반기에 이어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는 원인으로는 위로금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 편입 과정에서 발생 중인 비용이 꼽힌다.
동양생명은 올 상반기 기준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을 81.2%로 끌어올리는 등 내실을 다져 난국을 헤쳐가고 있다. 이는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한 업계 평균을 5%포인트(p) 이상 웃도는 수치다. 13회차 유지율(89.7%)도 업계 평균을 소폭 상회한다.
보험료 수입(약 2조603억원)이 같은 기간 15.0% 줄어들었으나, 금리에 민감한 저축성보험 비중이 줄어들고 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되는 보장성보험료는 15.6% 증가했다. 전체 보험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7%에서 75.7%로 상승했다. 특히 건강·상해 등 사망담보 외 보장성보험료 수입이 커졌다.
ABL생명은 전체 보험료 수입(1조3407억원)과 보장성보험료 수입(6165억원)이 함께 개선됐다. ABL생명도 저축성보험 의존도가 낮아지고 건강·상해 등 사망담보 외 보장성보험료 수입이 늘어났다.
업황 부진 돌파구 마련
그러나 생명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인구구조 변화를 비롯해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에 노출된 만큼 수입원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따른다. 양사가 최근 미니보험 신상품을 선보인 것도 이같은 맥락과 무관치 않다. 미니보험은 낮은 보험료, 짧은 보험기간, 간단한 구조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수익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전국에서 라이딩 행사가 열리는 등 자전거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커진 보장 수요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고객 저변 확대에 용이하다는 평가다. 특히 높은 보험료와 복잡한 상품구조 및 가입절차 등을 꺼리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목 받는 모양새다.
동양생명의 '(무)우리WON미니상해보험'은 1년 만기 일시납으로 40세 기준 남성의 보험료는 3660원, 여성은 3450원 수준이다. 20~70세가 가입할 수 있고, 보험 기간 중 재해로 인한 골절 진단시 발생 1회당 10만원, 질병 또는 재해로 깁스 치료시 1회당 10만원을 보장한다.
40세 남성 기준 1회 3260원 보험료 납부로 독감 항바이러스제 치료비 10만원을 1년간 보장하는 '미니독감케어보험'과 1년간 교통재해 골절치료비 10만원을 보장하는 '미니교통재해보험'(40세 남성 기준 1회 2980원 납부)도 출시했다.
ABL생명의 '(무)우리WON하는깁스보험'은 인터넷 전용 미니보험으로, 누구나 가입금액 10만원 기준 4680원을 한 번만 납부하면 된다. 가입 가능 연령은 19~70세, 보험기간은 1년이다. 가입 고객은 일상 속 재해나 질병으로 깁스 치료를 받게 되면 가입금액의 100%(부목 치료 제외)를 지급 받는다.
이달말까지 진행되는 '우리금융 다함께 페스타'와 연계한 혜택도 제공된다. 우리WON뱅킹앱에 방문하고 동양생명 마케팅에 동의하는 선착순 1000명에게 5000포인트, ABL생명 마케팅에 동의하는 고객 전원에게 5000포인트가 지급된다.
“상속 고민 덜어드립니다"
양사는 종신보험 사망보험금의 안정적인 지급을 돕는 상품도 출격시켰다.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상속세 부담을 느끼는 금융소비자가 많아진 상황에서 고객들의 근심을 줄여보자는 것이다.
상속세는 피상속인 사망일로부터 6개월 내에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현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속인이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산을 급하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손실을 입는 사례가 나타나는 까닭이다.
동양생명의 '(무)우리WON안심상속종신보험(보증비용부과형)'은 사망보험금을 특정 가족을 지정해 지급할 수 있다. 피보험자가 예상 보다 일찍 사망해도 유가족의 안정적 생활자금 확보를 위해 최저사망보험금도 보증한다.
ABL생명은 우리금융그룹 편입 이후 첫번째 보험금청구권 신탁 연계 상품을 선보였다. 이는 피보험자 사망시 보험사가 지급하는 보험금을 금융사가 운용·관리하고, 사전에 정해진 방식에 따라 신탁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교보생명에 이어 한화생명이 참전하는 등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ABL생명도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명 '황혼이혼'과 상속 분쟁이 급증하면서 사망보험금을 원하는 가족에게 물려주려는 니즈가 커지는 것도 신탁을 비롯한 금융상품을 찾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