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수명 예측해 고장 나기 전 교체 나서
통합사 출범 앞서 데이터 기반 정비 혁신

▲대한항공은 16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2025 MRO Europe에서 에어버스의 데이터 기반 첨단 예지정비 설루션 '스카이와이즈 플리트 퍼포먼스 플러스(Skywise Fleet Performance+, 이하 S.FP+)' 도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오종훈 대한항공 예지정비팀장(왼쪽)과 파브리스 비욤(Fabrice Villaume) 에어버스 디지털 서비스 성장·혁신 책임자가 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인공 지능(AI)를 활용해 기체의 잠재적 결함을 예언하고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첨단 정비 시스템을 도입해 항공기 결항·지연의 가장 큰 원인인 예상치 못한 정비 문제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전날 런던에서 열린 항공 정비(MRO) 박람회 'MRO 유럽 2025'에서 에어버스와 데이터 기반 예지정비 솔루션 '스카이와이즈 플리트 퍼포먼스 플러스(S.FP+)'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예측'이다. 전 세계 9000대 이상의 에어버스 항공기에서 수집된 방대한 운항·정비 빅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특정 부품의 수명이 다하거나 이상 징후가 보이면 사전에 정비팀에 알려주는 '디지털 주치의' 역할을 한다.
기존 정비가 고장이 발생한 후에 수리하는 '사후 대응' 방식이었다면, S.FP+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부품을 교체하는 예방 정비를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갑작스러운 부품 결함으로 인한 운항 불가 상태(AOG)로 인해 발생하는 대규모 지연과 결항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항공기 운항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부품 교체나 비효율적인 정비 작업을 줄여 비용 절감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첨단 시스템은 대한항공이 보유한 A321neo·A330·A350·A380 등 에어버스 기종에 우선 적용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향후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이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버스 항공기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거대 통합 항공사의 출범을 앞두고 기단의 정비 효율성과 운용 능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오종훈 대한항공 예지정비팀장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과 기단 확대에 발맞춰 정비 체계·항공기 운용 효율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이번 협력으로 잠재적 결함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운항 중단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