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앞두고 숙박·시장·교통 '들썩'… 경주에 봄바람
보문단지 객실 점유율 90% 육박, 관광객 1천만 시대 재진입
“단기 특수 넘어 지속 가능한 관광도시로 가야"

▲황단리길에 관광객들 운집 모습 제공=경주시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이달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주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천년고도의 전통과 세계 정상회의가 만나는 이번 행사를 앞두고 지역 관광업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20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3∼9일 보문단지 내 주요 호텔 5곳과 리조트 4곳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90%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침체했던 보문단지 상권이, 황리단길과 대릉원 등 도심권 관광지의 인기와 함께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경주 관광객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천314만 명에서 2020년 523만 명으로 급감했으나, 이후 2021년 727만 명, 2022년 962만 명, 2023년 1천273만 명으로 꾸준히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580여만 명이 방문해, 하반기 관광 성수기를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문단지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9월 말부터 예약이 몰려 11월 객실은 이미 만실 상태"라며 “행사 기간뿐 아니라 전후로도 단체 관광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조트업계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한 리조트 총지배인은 “APEC 이후에도 외국인 관광객 예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오랜만에 활기를 느낀다"고 전했다.
중앙시장 상인 김정희(62)씨는 “코로나 이후 한산하던 시장이 요즘은 평일에도 붐빈다"며 “이 기회에 경주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전문가들은 APEC 개최가 지역경제에 분명한 호재지만, 단발성 특수에 그쳐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경북관광연구원 관계자는 “APEC이 끝난 뒤에도 외국인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체류형 관광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며 “신라 문화유산에 디지털 미디어아트, 야간관광 등을 결합해 '머무는 경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대 관광경영학과 A 교수는 “행사 이후 숙박·음식업의 수요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축제, 학회, 국제회의 등을 꾸준히 유치해야 한다"며 “관광거점 도시로서의 자생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APEC은 경주가 세계 무대에 이름을 올릴 절호의 기회"라며 “현재 교통·숙박·안전 대책을 점검하고, 행사 이후에도 외국인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사 일회성 특수에 그치지 않고, 국제회의와 문화관광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