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 천년의 별빛으로 깨어나다… 미디어파사드 점등

▲'미디어파사드'로 연출된 첨성대 외벽에 천상열차분야지도가 투사된 장면 제공=경주시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신라 천문학의 상징이자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첨성대가 천년의 별빛을 입었다.
경주시와 국가유산청은 20일 오후 6시 30분 첨성대 일원에서 '첨성대 미디어파사드 점등식'을 열고, 신라의 과학과 예술을 빛으로 구현한 야간 외벽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 상영은 다음달 1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경주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첨성대는 신라의 과학정신을 상징하는 인류 유산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 천문학과 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미디어파사드는 기존의 단순한 투광조명을 넘어, 첨성대 외벽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활용한 프로젝션 매핑 기술로 제작됐다.
약 7분간 이어지는 영상은 두 편의 작품 '별의 시간'과 '황금의 나라'로 구성됐다.
첫 장면은 신라 천문학자가 첨성대에 올라 별을 관측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은하수·유성우·혜성이 외벽 전체를 수놓는다.
이어 조선시대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속 1,467개의 별과 28수 별자리, 사신도(청룡·백호·주작·현무)가 차례로 등장하며 한국 천문학의 역사와 신화를 시각적으로 재현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신라 황금문화의 상징물들이 빛과 함께 등장해 '황금의 나라'의 찬란함을 표현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첨성대는 신라인의 과학정신과 문화적 상징이 공존하는 인류의 유산"이라며“이번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첨성대가 빛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무대로 되살아나, 세계인이 사랑하는 야간 관광 명소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상영은 첨성대를 찾는 모든 관람객에게 무료로 공개되며, 경주시는 향후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상시 상영 체제 전환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주 황남동서 신라 장수 무덤 확인… 금동관·말갑옷 출토
황남동 1호 목곽묘 새로 발굴… 신라 초기 무덤양식·중장기병 실체 밝혀

▲말 갑옷 명칭도 - 신라 시대 중장기병이 착용한 말 갑옷(마갑) 구조를 보여주는 복원도. 제공=경주시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주 황남동 고분군에서 신라 장수로 추정되는 인골과 금동관 일부, 사람과 말의 갑옷이 온전한 형태로 출토됐다.
경주시는 20일 국가유산청과 함께 진행 중인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 과정에서 '황남동 1호 목곽묘(덧널무덤)'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황남동 1호 목곽묘는 인근 황남동 120호분 아래에서 발견됐으며, 적석목곽분보다 앞서 조성된 무덤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신라의 무덤 양식이 목곽묘에서 적석목곽분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무덤 안에서는 남성 장수로 보이는 인골과 함께 금동관 일부, 사람과 말의 갑옷(馬甲), 투구 일체, 그리고 순장된 시종 인골이 함께 출토됐다.
특히 말의 갑옷이 완형에 가깝게 출토된 것은 쪽샘지구 C10호분 이후 두 번째 사례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조사 결과, 무덤 주인은 치아 분석을 통해 30세 안팎의 남성 장수로 추정된다. 함께 묻힌 인골은 그를 보좌하던 시종으로 보인다.
이번 출토품은 5세기 전후 신라의 군사조직과 중장기병(重裝騎兵)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연구 관계자는 “사람과 말의 갑주(甲胄)가 함께 나온 점은 신라가 이미 강력한 기병 전력을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당시 군사체계와 위계질서를 복원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밝혔다.
무덤에서 확인된 금동관 조각은 현재까지 발견된 신라 금동관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제작품으로 추정된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측은 “금동관의 제작기법과 문양을 통해 신라 금관의 기원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주시는 이번 발굴 성과를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전시는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에서 진행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이번 발굴은 신라 고분 형식의 변천과 초기 국가체제의 위계를 보여주는 성과"라며“유적 보존과 연구, 그리고 대중적 공개가 조화를 이루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정상회의를 맞아 신라왕경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세계인에게 선보이게 됐다"며“유적의 보존과 공개가 조화를 이루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2025 경주국제마라톤' 성황리 폐막
아일랜드 커틴 선수 2시간 7분 54초로 우승… 1만5천여 명 가을 정취 속 힘찬 질주

▲지난 18일 오전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동아일보 2025 경주국제마라톤대회' 출발 신호와 함께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제공=경주시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가을 정취 속에서 열린 '동아일보 2025 경주국제마라톤대회'가 지난18일 경주시민운동장을 비롯한 시내 일원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경주시와 경상북도, 대한육상연맹, 동아일보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국내외 엘리트 선수 56명과 마스터스 1만5,000여 명이 참가해 힘찬 레이스를 펼쳤다.
국제남자부에서는 아일랜드의 퍼갈 커틴(Pergal Curtin) 선수가 2시간 7분 54초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커틴은 종전 개인 최고기록을 무려 4분 단축하며 비(非)아프리카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경주국제마라톤 정상에 올랐다.
2위는 에티오피아의 안테나예후 다그나체유 이스마, 3위는 케냐의 레이몬드 킵춤바 초게 선수가 차지했다.
국내남자부에서는 김학수 선수(삼성전자)가 2시간 22분 45초로 1위에 올랐으며, 국내여자부에서는 윤은지 선수(김천시청)가 2시간 52분 19초로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대회는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해 최병준 경북도의회 부의장,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 박현진 스포츠동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식이 열렸다.
대회 당일에는 경찰·소방·자원봉사자·의료진 등 안전요원 수백 명이 주요 구간에 배치돼 교통 및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시민 응원단과 풍물단체의 거리 공연이 코스 곳곳에서 펼쳐져 참가자들에게 힘을 보탰고, 경주의 따뜻한 시민정신을 보여줬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매년 교통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협조해주신 시민 덕분에 대회를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다"며“열흘 앞으로 다가온 2025 APEC 정상회의도 차질 없이 준비해 경주가 세계 속 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