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영무의 건강 에너지 클리닉 ⑥ ‘뼈와 근육 에너지’를 키워라
노년 근감소증·골다공증, 소리없이 찾아오는 ‘침묵의 암살자’
노년 건강서 자식보다 나은 효자는 ‘근육’...부상·노화 막아줘
하체 근육 운동, 빨리 걷기→슬로우 조깅→달리기 순 바람직
백세시대의 화두는 건강이다. 키워드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다. 아프지 않고 활기찬 삶을 위해서는 신체 에너지와 정신 에너지를 함께 키워야 한다.
몸과 마음은 깊은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어서 마음으로 몸을 움직이고, 몸을 통해 마음을 느낄 수도 있다. 정신 에너지를 높이는 비결은 '긍정의 힘', 신체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확실한 방법은 '꾸준한 운동'이 핵심이다.
30여년간 의료 현장과 스포츠 현장을 누벼온 나영무 솔병원 원장이 정신과 육체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따스한 처방전을 제시한다. '재활 명의'로 손꼽히는 나 원장은 국내 스포츠재활 분야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국가대표 주치의'로 유명하다. 1996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김연아, 박세리 등 여러 태극전사들이 도움을 받았다.
나영무 원장은 현재 대한육상연맹 의무위원장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의무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편집자 주>

▲뼈와 근육 에너지를 키우는 좋은 방법은 꾸준한 운동이다. 노년기에는 '근육부자' '뼈부자'가 진정한 부자라고 말하는 나영무 원장이 솔병원 스포츠재활 치료실에서 자전거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솔병원
1년에 네다섯 번 외부 강연을 나간다. 지난 6월 서울 마포구에서 '노년 의료비를 줄여주는 효과적 운동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최고령 참석자는 81세의 남성 A씨로 20년된 단골 환자였다.
그는 질의응답 시간에 손을 들더니 강연에서 소개한 운동방법을 시범 보이고 싶다고 요청했다. 허리를 반듯하게 편 채 어깨와 무릎, 허벅지 운동 등을 날렵하게 해내는 그의 모습은 팔순 넘은 노인으로 보기 어려웠다. 그가 뿜어내는 젊고 건강한 에너지에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백 번의 말보다 한번의 행동으로 강연 주제를 선명하게 보여준 훌륭한 교과서였다.
A씨와의 처음 인연은 목과 허리 등 근골격계 통증으로 시작됐다. 그에게 허리를 펴고 목과 귀가 일직선이 되는 바른 자세와 함께 코어 운동, 무릎 운동 등을 알려드렸다. 그에게 운동은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이 됐고, 건강을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현실은 A씨처럼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가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65세이상 인구가 20%를 돌파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2.7세다.
하지만 장애나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건강수명은 65.8세로 17년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노년 생활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의료비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결국 노년에 삶의 화두는 단순히 오래 사는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건강하게 사느냐의 문제다.
이에 대한 해법은 '뼈와 근육 에너지'를 튼튼하게 키우는 것이다. 근육과 뼈는 몸의 기능을 유지시키는 핵심이다. 근육과 뼈가 약해지면 신체활동이 줄어들고 골절 위험도 높아져 건강수명을 크게 위협하기 때문이다.

▲뼈와 근육 에너지를 키우는 좋은 방법은 꾸준한 운동이다. 노년기에는 '근육부자' '뼈부자'가 진정한 부자라고 말하는 나영무 원장이 솔병원 스포츠재활 치료실에서 달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솔병원
근육량이 줄어드는 근감소증과 뼈의 밀도가 감소하는 골다공증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근육량이 줄면 뼈와 관절을 붙잡아주는 기능도 떨어져 낙상으로 인한 골절과 함께 골다공증을 악화시켜서이다. 골다공증으로 골절이 발생하면 움직일 수 없고, 특히 고관절 골절에 의한 사망률은 20%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다. 두 질환은 소리없이 찾아와 일상을 순식간에 망가뜨려서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기도 한다.
근감소증은 노화나 질병, 그리고 영양 섭취 부족이 주요한 원인이다. 근감소증이 진행되면 체중이 갑자기 줄면서 피로와 무기력감이 느껴진다. 골다공증은 여성 비율이 높은데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뼈가 약해진데다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어서이다. 하지만 남성들도 잦은 음주와 흡연에다 운동 부족이 겹치면 뼈의 밀도가 약해지기에 유의해야 한다.
노년 건강에서 자식보다 나은 효자는 '근육'이다. 근육을 키우면 뼈는 튼튼해진다. 근육은 뼈에 붙어 몸을 지탱하고, 나쁜 자세 및 동작으로부터 버틸 수 있도록 도와줘 부상을 예방한다. 또한 근육은 신체 노화를 막아준다. 노년에 등이 구부정해지는 것은 근육이 약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뼈와 근육을 키우는 효과적 방법은 꾸준한 '운동'이다. 무엇보다 운동의 기본이자 출발점인 '걷기'에 초점을 두고 엉덩이, 허벅지와 종아리 등 하체 근육 강화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걷기는 훌륭한 근력 운동이자 유산소 운동이다. 또한 저강도-중강도-고강도 순으로 서서히 운동의 강도를 조절하면서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들어 걷기에 익숙하면 빨리 걷기→슬로우 조깅→달리기 순으로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꾸준한 운동은 뼈와 근육을 기분좋게 자극해 몸의 에너지를 건강하게 끌어올리면서 건강한 노후로 이끌어 준다. 운동은 우리가 가진 최고의 명약으로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낫다는 소중한 메시지를 일깨워준다.
<솔병원 원장·대한육상연맹 의무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