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리더’ SK하이닉스, 분기 영업익 10조 첫 돌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29 16:38

3분기 영업이익 11조 3834억, 매출 24조4489억 ‘역대 최고’
AI 열풍·메모리 반도체 회복 영향…전체이익 절반 HBM 견인
내년 전망도 ‘맑음’…“가격 상승세, HBM4 대기, 공급 예약”

SK하이닉스

▲자료=SK하이닉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리더십이 혁혁한 실적을 견인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이어진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9일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3분기 매출 24조4489억원, 영업이익 11조38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17조5731억원)와 비교해 39.1%, 영업이익도 전년동기(7조300억원) 대비 61.9% 크게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서는 쾌거를 거뒀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기업 중 2번째로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입성했다.




이같은 SK하이닉스 호실적의 일등공신은 단연 HBM이다. 회사 전체 D램 출하량에서 HBM 비중은 20%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창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HBM은 범용D램보다 단가가 약 5배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인만큼 압도적인 수익성이 10조원 돌파에 결정적 기여를 한 셈이다.


이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률은 47%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23%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42%, 3분기 47%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에서도 선두자리를 굳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점유율은 64%로, 3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빅테크 기업의 AI 관련 투자가 경쟁적으로 확대되면서 HBM뿐만 아니라 DDR5,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등 다양한 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호실적의 요인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서버향 수요가 늘며 128GB 이상 고용량 DDR5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낸드에서도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AI 서버향 eSSD 비중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실물이 전시돼있다. 사진 = 김윤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실물이 전시돼있다. 사진 = 김윤호 기자.

AI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HBM 중심의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당분간 굳건할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포함해 앞다퉈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는 HBM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HBM 제품은 2023년 이후 계속해 솔드아웃(완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요 고객들과 내년 HBM 공급 협의를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한 HBM4(6세대)는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하고 고객 요구 성능을 모두 충족한 차세대 제품이다. 회사는 4분기부터 출하를 시작해 내년에는 본격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메모리 시장에서 최근 범용 D램과 낸드 제품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범용 메모리 상승 사이클의 본격적인 실적 반영은 4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다시 한 번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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