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활’ 삼성전자, 내년 HBM4로 ‘대반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30 16:20

3분기 실적설명회…반도체 영업익 7조 어닝서프라이즈 입증
HBM3E 엔비디아에 공급 이어 HBM4 개발 완료·샘플 출하
메모리 가격 반등, 파운드리 적자 축소 ‘슈퍼사이클’ 본격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반도체가 올해 3분기 7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메모리사업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HBM뿐 아니라 전 제품군에 걸친 '메모리 초호황(슈퍼사이클)'이 시작되면서, 내년에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일 올해 3분기 매출 86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매출 33조1000억원, 영업이익 7조원을 챙겼다. 직전 2분기 4000억원에 그쳤던 DS 부문 영업이익을 18배 가량 크게 늘리며 '화려한 반도체 부활'을 알렸다.



반도체 실적 개선을 이끈 원동력은 HBM 사업 정상화와 범용 D램 가격 상승이었다. 삼성전자는 “HBM3E(5세대) 판매 확대와 DDR5·서버용 SSD 수요 강세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성능 논란으로 한동안 품질 테스트 벽을 넘지 못했던 HBM3E 제품도 엔비디아에 공급을 개시, 경쟁력 회복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모든 고객사에 HBM3E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엔비디아에도 납품을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미 AMD의 AI 칩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 중이며, 브로드컴·아마존·구글 등 주요 빅테크의 자체 AI 칩 개발 움직임에 맞춰 고객사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삼성은 덧붙여 말했다.


AI 인프라 확대로 HBM 수요가 급증하자 일반 메모리 공급이 줄면서 전체 메모리 가격이 상승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 9월 들어 범용 D램 DDR4 가격이 DDR5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고, 낸드 시장도 공급난으로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범용 메모리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로선 수익 개선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시스템LSI·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영업 손실이 완화됐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적자가 올해 3분기 약 1조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도 콘퍼런스 콜에서 “2나노(나노미터) 대형 고객 수주 등 선단공정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며 “원가 절감과 가동률 개선으로 적자 폭이 대폭 축소됐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 양산을 시작했으며,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를 확정했다. 시스템LSI 매출 확대와 파운드리 공장 가동률 상승, 스마트폰 사업부의 비용 절감이 맞물리며 '일석삼조'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4(6세대) 양산에 집중하며 '반격'을 예고했다. AI 투자 확대로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6세대 10나노급(1c) D램 생산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HBM4는 업계 유일하게 1c D램 공정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콘퍼런스 콜을 통해 “HBM4 개발을 이미 완료해 모든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했으며, 고객 일정에 맞춰 양산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GPU 성능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객사들이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초기 단계부터 이를 반영해 11Gbps 이상 성능을 저전력으로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3분기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폴더블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 효과와 견조한 플래그십 판매로 매출 48조4000억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신제품 대응과 플래그십 수요 강세로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하만은 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호조와 전장 사업 확대로 400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반면 TV(VD)와 생활가전 부문은 경쟁 심화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김윤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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