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UPI/연합)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미국 항공 운송에 심각한 차질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만약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모든 공역을 닫을 것"이라며 “사람들의 (항공편을 통한) 이동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현재는 상당한 지연이 빚어지는 상황"이라면서도 셧다운 사태로 인해 항공관제 시스템의 리스크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일 발생한 셧다운 사태가 한 달을 넘기면서 가뜩이나 인력난을 겪는 항공관제사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근무 인력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근무하는 항공관제사는 1만3000명으로,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셧다운 사태에도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목표 인력 규모보다 3500명 정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관제사가 초과 근무나 주6일 근무를 해왔다.
그러나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관제사, 교통안전청(TSA) 요원들이 결근하거나 휴가를 가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로 인해 미국 주요 공항에선 항공편 지연·결항이 잇따르고 승객들은 매우 긴 보안 검색 대기 시간에 시달렸다. 한 여행객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휴스턴 공항에서 5기간 동안 기다렸다"며 “공항에 4시간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놓쳤다"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지난달 31일엔 미국에서 가장 복잡한 공항 30곳에서 관제사들이 잇따라 결근하자 전국에서 6200편이 지연되고 500편이 결항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중 65%가 관제사 결근 때문이라고 더피 장관은 전했다. 뉴욕에선 관제사 80%가 결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제사 부족에 따라 주말인 1일(4600편 지연, 173편 결항)과 2일(5800편 지연, 244편 결항)에 이어 이날도 오후까지 2900편이 지연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을 대변하는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셧다운 사태가 시작한 이후 320만명 이상의 승객들이 지연·결행 피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하루에는 30만명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는 이어 지연된 항공편 중 5%가 관제사 인력난 때문에 발생했지만 지난달엔 그 비중이 16%로 증가했고 이달엔 79%까지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더피 장관은 휴가를 내고 자리를 뜬 관제사들을 해고할 계획은 없다면서 “그들 모두에게 업무에 복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 유나이티드, 사우스웨스트, 아메리칸 등 미국의 주요 항공사와 전미항공관제사협회는 의회에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임시예산안 처리를 촉구했다.
미국여행협회 등 여행업계는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번 셧다운으로 이미 여행 산업에서 40억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연중 가장 붐비는 기간인 추수감사절이 임박한 가운데 셧다운이 계속된다면 그 여파는 즉각적이고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체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