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전력기기 3사, AI 인프라 업고 ‘캐파 키우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1.13 08:06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LS일렉트릭 청주 공장, 효성중공업 미국 멤피스 공장

▲(왼쪽부터)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LS일렉트릭 청주 공장, 효성중공업 미국 멤피스 공장의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전력기기 3사가 올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와 내년에도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수주 잔고가 20% 내외로 증가하는 등 일감 자체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나오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산업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꼽히는 초고압 전력기기를 필요로 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전력기기 3사들은 국내외 북미 시장을 겨냥해 생산설비 증설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0.9% 증가한 2471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9954억원으로 26.2% 늘었다.


같은 기간 LS일렉트릭은 매출 1조2163억원과 영업이익 1008억원을 기록해 각각 19.1%, 51.7% 늘었다.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은 매출이 1조1437억원으로 60.9% 올랐고, 영업이익은 97.7% 오른 1957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주 잔고도 늘었다. 3분기 수주 잔고는 △HD현대일렉트릭 10조2562억 △LS일렉트릭 4조1000억원 △효성중공업 11조1000억원으로 각각 29%, 20%, 25%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전력기기 시장이 호황을 보인 덕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기기 부문에서 매출이 5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7% 늘었다. 주요 해외 시장은 변압기가, 국내 시장에서는 고압차단기가 매출을 견인했다. AI 데이터센터용 초고압 변압기를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수주 잔고가 매출로 본격 전환됐다.


LS일렉트릭은 미국 데이터센터에 변압기 등을 공급하는 사업을 수주하며 15% 증가한 736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향 고부가 전력기기 수주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다. 특히 북미 매출 비중이 전체의 33%를 차지하는 등 중요성이 높아졌다.



효성중공업도 전력기기 실적 증가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 역시 북미 지역과 유럽 지역에서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를 주문하는 수요가 늘었다.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와 754킬로볼트(kV)급 초고압 전력기기 패키지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전력기기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노후 송전망 교체,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확대 기조가 맞물려 수요가 많이 나왔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노후 전력망 인프라를 개편하는 데 더해 빅테크의 하이퍼 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세우기 위해 대규모 전력 공급 체계가 필요해지면서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등 고압 전력을 버티는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국가 간 송전 등을 염두에 둔 해상풍력 발전을 확대하는 정책에 힘입었다. EU는 2030년까지 130억유로 규모로 해상풍력과 관련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들은 북미와 유럽 전력기기 시장을 겨냥해 미국에서 생산 설비를 확대하고 있다. 50%의 철강 파생관세 품목을 늘리는 미국 정부의 기조에 대응해 통상 불확실성을 넘을 수 있다. 나아가 북미 시장을 현지화하는 것을 넘어 유럽 시장까지 기민하게 대응하는데도 미국 생산시설 확충이 유리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에서 운영 중인 공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단행했다. LS일렉트릭은 텍사스 주에 생산과 연구 등의 종합 거점인 배스트럽 캠퍼스를 세웠고, 2030년까지 2억4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2020년 미국 테네시주 현지 공장을 인수한 뒤 증설을 진행해왔다.


국내에서도 투자를 늘린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7월 경상남도 창원에 3300억원을 투자해 HVDC 변압기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LS일렉트릭은 HVDC 변압기 시험과 생산을 위해 부산 공장에 위치한 변압기 생산 시설을 증설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 공장에도 2000억원대의 투자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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