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국빈방문 계기 ‘UAE 스타게이트’ 한국 참여
5GW급 AI데이터센터용 변압기 등 인프라 수출 기회
AI 붐 북미에서도 기술 인정받아 매출증가 수혜 입증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첨단산업기술부 접견실에서 술탄 아흐마드 알 자베르 UAE 첨단산업기술부 장관 겸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사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아랍에미리트(UAE)가 추진하는 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UAE 스타게이트'에 한국이 참여하면서 국내 전력기기 대표기업들의 '중동 수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전력기기 빅3는 이미 AI 인프라 투자가 봇물을 이룬 북미지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실적 수혜를 누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UAE 정부는 18일(현지 시간) 이재명 대통령의 UAE 순방을 계기로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는 반도체 제조와 AI 데이터센터 냉각·공조, 에너지 공급 같은 부분을 중심으로 협력이 이뤄진다.
이번 순방에서 두 나라는 공동선언문 '한-UAE 100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채택하고, 공동선언문에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설립하고 운영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특히,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에 최대 5기가와트(GW) 규모로 조성되는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내년 200메가와트(㎿)급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지구를 가동하는 것이 초기 목표다. 이에 따른 초기 투자비용이 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전망한다.
비록 UAE 스타게이트와 연계되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운영, 원자력 발전 관련 기업처럼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전력기기가 AI데이터센터 조성의 필수 인프라라는 점에서 해당기업들은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즉, 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하려면 초고압 변압기나 배전반, 무정전 전원장치(UPS) 같은 고부가 전력기기가 필요하고, 운영에도 대량의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정전 같은 문제가 발생해도 예비전력 공급시설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는 스타게이트 관련 AI 인프라 확충이 가시화되면 국내 전력기기 3사에도 수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HD현대일렉트릭 경영총괄을 맡고 있는 조석 HD현대 부회장이 지난 19일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점도 이같은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 전력기기 빅3는 AI 데이터센터 조성과 관련한 전력기기 수요가 많은 북미 지역에서 상당한 수주 및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1조604억원으로 28.6%, LS일렉트릭은 1조4202억원으로 85% 나란히 매출 증가를 맛보았다. 효성중공업도 미국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법인(Hyosung HICO)을 기준으로 2705억원 매출을 올리며 54.5% 증가 실적을 냈다.
전력기기 빅3는 아직 UAE를 포함한 중동 시장에서 올리는 매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수요가 발생했을 때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 중동 시장에서 누적 매출 6580억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늘었지만, 비중은 전체의 23% 수준이다. 전체 수주는 약 4억1100만달러(한화 6034억원)을 기록했다.
LS일렉트릭은 UAE 두바이에 중동지역 전력·자동화 기기 수출과 직판 영업을 맡는 법인을 두고 있다. 다만. 3분기 누적 매출은 645억원으로 전체의 2% 수준이다. 효성중공업은 중동 지역에 별도 거점을 두진 않았다.
아울러 UAE의 전력기기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UAE에서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과 재생에너지 중심 발전 인프라 전환과 맞물려 전력망 확장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2028년 UAE 전력 발전량은 184테라와트시(TWh) 규모로 2023년과 비교해 2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UAE는 국가 에너지 전략 2050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2년 대비 3배로 끌어올리는 등의 계회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사우디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2030년 비전'을 내놓고 송·변전 시설과 그리드(전력 공급망) 확장에 약 12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