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성장 양호, 환율 부담 여전”
“빠르게 금리 낮춰야 할 상황 아냐”
부동산 가격 압력 지속, 물가도 변수로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자, 전문가들은 추가 인하 시점이 기존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분기 인하는 요원하고 이르면 2분기 또는 하반기에야 인하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한 해 동안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29일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27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로 네 번 연속 동결했고,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분간 인하와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다"고 밝혔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5월 인하 사이클이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성장률 갭은 축소되나 국내총생산(GDP) 갭은 여전히 큰 폭의 마이너스"라며 “내년은 성장률이 잠재 수준으로 회복하는 정도로, GDP 갭이 빠르게 축소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안정을 근거로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에서 장기간 동결하면 내수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12월 인하를 포함해 내년까지 100bp(1bp=0.01%포인트(p))를 추가 인하하면 (한은이) 인하 사이클을 재개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경제 지표는 올해 1분기 역성장 기저효과로 양호할 수 있고, 원/달러 환율의 빠른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1분기에는 동결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하지만 근원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 2분기 경기 회복 속도 등에 따라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기저효과가 소멸돼 2분기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 3분기 중 추가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동결을 전망하며 “2% 근처에서 '충분한 기간 유지'를 확인한다는 '물가 안정'의 사전적 확인 없이 중립금리 부근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미 연준 금리 인하와 함께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시장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내년은 연준의 인하 속도가 불확실한 구간이라 한국의 선제적 금리 인하가 환율 리스크 재점화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4분기 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한은의 물가 경계감에 상반기 중 인하 환경이 조성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내년 하반기 재정 집행 둔화와 함께 반도체 경기 성장 속도 둔화 시 경기 하방 우려가 부각될 것"이라며 하반기 인하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내년 한 해 동안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인하를 놓치면 내년에는 동결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로 인하 시기를 한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GDP 갭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시기가 빨라지며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시기가 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1분기 인하를 놓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고,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며 “단기간에 금융 불균형 해소가 어렵고, 한은이 단순 환율 움직임 뿐 아니라 환율 변동이 유발하는 물가 압력을 주시하기 시작하며 인하 가능성이 더욱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환율·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우려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 물가 우려가 추가됐고,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성장 전망으로 부양의 필요성이 줄었다"며 내년 기준금리 2.5% 유지 전망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