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또 얼마 오르려나”…‘5세대 출시’ 예고에도 실손 인상률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2.25 13:02

내년 실손보험 평균 7% 인상
4세대 가입자 20% 상승 예고
‘모럴 해저드’가 손해율 높여
5세대 실손 전환율엔 “글쎄”

실손보험

▲실손보험.

내년 실손의료보험료가 평균 7% 이상 인상된다. 4세대 실손 가입자의 경우 20%대 인상이 예고되면서 부담이 커진 실정이다. 보험업계와 정부가 5세대 실손보험 출시로 의료체계 정상화에 나서겠단 방침이지만 향후에도 이런 상승률이 지속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보험료가 치달을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25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내년도 실손보험의 전체 인상률 평균(보험료 기준 가중평균)은 약 7.8% 수준으로 산출됐다.


최근 5년간 실손의료보험의 전체 인상률 평균(보험료 기준 가중평균)은 연평균 9.0%로, 내년 인상률은 이보다 1.2%p 낮은 수준이다.



실손 세대별로 1세대는 3%대, 2세대는 5%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3세대는 16%, 4세대는 20%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3·4세대의 경우 기본 보험료가 낮은 편이므로 최종 요금이 앞선 세대 상품 보험료 수준으로 늘어나진 않는다. 1·2세대 상품은 갱신 주기가 긴 상품일 경우 과거 인상률이 누적되면서 상승률이 수십%대까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협회가 산출한 인상률은 보험사들이 제시한 평균수준으로, 모든 가입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인상률은 아니다. 가입자는 보험계약이 실제로 갱신되는 시점에 보험사에서 발송하는 안내장 등을 통해 실제 조정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는 비급여 항목의 과도한 이용, 즉 '모럴 해저드'가 손해율을 높여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일부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와 이에 따른 실손보험 누적 적자가 보험료 인상 원인으로 지목된다. 도수치료와 같은 비급여 항목은 많은 사람이 반복적으로 이용하는데다, 의료기관마다 가격 차이가 크고 통제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비급여 항목의 과도한 이용은 보험사 손해율을 높이고, 결국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의 올해 9월까지 누적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8조484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1% 늘었다.


상승률 인하의 방편으로 보험사들이 보험료 할인·할증 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정부는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잡기 위해 5세대 상품 출시 및 1·2세대 상품 재매입 등 개혁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내후년부터 당장 보험료 인상률이 유의미하게 줄어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적자 구조 개선의 성패는 5세대 전환율에 달려있는데 내년 중 5세대 실손이 출시되더라도 빠른 시일 내 유의미한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5세대는 중증환자 중심으로 보장을 재편하는 한편 비중증·비급여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다. 병원 이용이 적은 가입자라면 5세대 전환을 반기겠지만, 비급여 진료가 필요하거나 경증 질환 치료가 잦은 가입자의 경우 비급여 한도 축소 및 자기부담률 인상으로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연령대로 보더라도 젊은층은 보험료 인하 효과가 큰 5세대 전환을 유리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병원 이용이 많은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1·2세대 상품에 가입한 비중이 많아 큰 폭의 전환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5세대 상품에 가입한 뒤 실손이 보장하지 못하는 다빈도 수술이나 경증 치료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따로 보완해야 하는 점도 기피할 만한 요소다.


손보협회는 보험금 누수 규모 축소와 실손 개편에 적극 나서겠단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필수의료 중심의 의료체계 정상화와 국민 의료비 부담 감소, 적정 의료비 보장 등 실손보험 개편 방안 이행을 위해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