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가족과 데이터 공유·에이닷 전화로 무료 통화
KT, 같은 통신사면 누구든 데이터 공유·최저가 요금도
LGU+, 데이터 양 가장 많아…수신 전화도 무제한 무료
▲1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여행의 필수 준비물로 꼽히던 '현지 유심'과 '포켓 와이파이'의 아성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SK텔레콤(SKT), KT, LGU플러스 등 이동 3사는 합리적인 가격과 차별화된 편의성을 앞세워 해외 로밍 시장의 주도권 탈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올해 로밍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결합'과 '데이터 가성비'로 요약된다. 소비자의 여행 동반자와 데이터 소비 패턴에 따라 유리한 통신사가 명확히 갈리는 구조다.
SKT는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가족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SKT의 '가족 로밍'은 대표 회선 가입자가 3000원만 추가하면 최대 4명의 가족 구성원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구조다. 4인 가족 기준 1인당 1만 원대 후반의 비용으로 로밍 이용이 가능해져, 번거로운 유심 교체 없이 본인의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경쟁 우위로 꼽힌다.
또한, 자사 '에이닷 전화(T전화)' 앱 이용 시 데이터망을 통한 음성 통화(mVoIP)를 무료로 제공해 통화료 부담을 원천 차단했다. 해외에 나가 가족끼리 위치를 파악할 때 전화로 소통해도 부담이 안되는 것이다.
KT는 '유연성'과 '진입 장벽 낮추기'에 방점을 찍었다.
KT의 '데이터 함께 ON' 서비스는 가족 관계 증명 없이 친구나 연인 등 지인 누구와도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경쟁사가 2만 원대 후반부터 요금제를 시작하는 것과 달리, 1만 9800원(5GB·15일)의 구간을 운영해 단기 여행객과 알뜰 소비족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데이터 헤비 유저'를 겨냥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로밍패스' 가입자에게 기본 제공 데이터의 2배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상시화해 5만9000원 요금제 기준 경쟁사 대비 2배 이상인 26GB의 대용량 데이터를 제공한다.
또한, 별도의 앱 설치 없이 휴대폰 기본 기능만으로 '수신 전화 무제한 무료' 혜택을 제공하여 비즈니스 출장객과 중장년층의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연령대별로 가면 이통사 3사는 상이한 소구점를 파악, '청년'과 '시니어'로 양분된 초개인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 소비가 많은 2030 청년 세대(만 34세 이하)를 대상으로는 '할인'과 '증량'에 방점이 찍혔다.
SKT는 '0 청년' 요금제 이용자에게 로밍 요금을 50% 할인해 주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웠다. 2만9000원 요금제를 1만4500원에 이용할 수 있어 가격 민감도가 높은 대학생 및 배낭여행족에게 현지 유심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했다.
반면, KT와 LGU플러스는 '데이터 2배' 전략으로 맞불을 놨다. KT의 'Y 로밍'과 LGU플러스의 '유쓰'는 청년 고객에게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2배로 늘려주거나, 온라인 가입 시 추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여행지에서 동영상 스트리밍과 SNS 업로드가 활발한 Z세대의 특성을 정조준한 것이다.
디지털 기기 조작에 어려움을 느끼는 60~70대 시니어 세대를 위해서는 '편의성'과 '안전장치'가 핵심이다.
LGU플러스는 별도의 조작 없이 전화를 받기만 하면 무료인 직관적인 시스템을 적용했다. KT는 '안심 로밍' 서비스를 자동 적용해 데이터 과다 사용 시 차단하거나 음성 통화 요금을 초당 1.98원 수준으로 낮추는 등 요금 폭탄 방지 시스템을 구축했다. SKT는 자녀가 요금제를 설정하고 부모님을 초대하는 '가족 로밍' 방식을 통해, 시니어 계층이 복잡한 가입 절차 없이 혜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