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선급 경륜선수들 경주를 시작하기 위해 출발대 위에 정열. 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1월2일, 광명스피돔에서 경륜 첫 경주를 알리는 총성과 함께 2026시즌이 개막됐다. 지난 시즌 경륜 중심축은 임채빈(25기, SS, 수성)과 정종진(20기, SS, 김포)이었다. 두 선수로 압축된 양강 구도는 올해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흐르는 물이 언젠가는 방향을 바꿔 흐르듯 견고해 보이던 구도에 균열을 만들어 내는 움직임이 경상권 선수들을 중심으로 감지되고 있다. 선두에는 성낙송(21기, S1, 창원 상남), 뒤를 이어 박건이(28기, S1, 창원 상남), 장우준(24기, S2, 부산)이 똬리를 틀고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은 16일 “김포-수성, 정종진-임채빈의 양강 체제를 흔드는 성낙송의 귀환, 박건이와 장우준 급부상으로 올해 경륜은 뜨겁게 시즌 초반이 시작되고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경남권 '경륜 황태자' 성낙송 내리막길 진입
▲성낙송 경륜선수(21기, S1, 창원 상남). 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성낙송이란 이름 앞에는 늘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신인 시절부터 타고난 신체 능력, 자전거 조종술, 경주를 읽는 판단력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춘 완성형 선수였고, 막판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 선수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명현, 박병하, 이현구, 박용범 등 역대 경남권 그랑프리 우승자 계보를 이어갈 '경륜 황태자'로 평가됐다.
하지만 영광은 곁에 머무르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정종진과 임채빈에게 무대 중심이 옮겨갔다. 수적인 열세, 집요한 견제로 우승의 문은 더 이상 쉽게 열리지 않았다. 승률은 점점 떨어졌다. 2022년 24%, 2023년 25%, 2024년 33%에 불과했다. 그러나 성낙송은 무너지지 않았고, 긴 침묵 속에서 다시 페달을 밟고 또 밟았다.
◆ 성낙송 전매특허 부활, 그리고 넓어진 선택지
결국 작년 성낙송은 전환점을 맞았다. 승률을 42%까지 회복했고, 무엇보다 무뎌졌던 그의 무기가 되살아났다. 순발력을 앞세운 젖히기, 그리고 날카로운 추입 승부, 성낙송이란 이름을 특별하게 만들었던 비장의 무기들을 다시 선보이기 시작했다.
성낙송은 작년 말 최강자들이 출전한 그랑프리에 출전, 예선전에서 아쉬운 3위로 준결승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특선급 2~3일차 경주에서 연속으로 1착에 성공했다.
해를 넘겨 올해 3일 14경주는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겼다. 타종 이후 정종진 후미를 정확히 파고든 성낙송은 망설임 없이 추입으로 결승선을 갈랐다. 이번 1위는 성낙송에게 단순한 1위 이상 의미가 있다. 임채빈과 정종진으로 굳어졌던 양강 구도를 언제든 깨뜨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불편한 경고장이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변화는 이튿날로 이어졌다. 4일 특선급 15경주에서 성낙송은 한 바퀴 선행이란 과감한 선택으로 또 한 번 정상에 섰다. 성낙송은 추입이란 틀을 넘어 이제는 자력 승부능력까지 장착, 작전의 폭은 더 넓어졌고, 존재감은 더욱 묵직해졌다.
◆ 박건이-장우준, 그랑프리 화려한 신고식 치러
▲장우준 경륜선수(24기, S2, 부산). 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박건이 경륜선수(28기, S1, 창원 상남). 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작년 말 그랑프리에선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장면도 나왔다. 주인공은 박건이와 장우준이다. 박건이는 우수급 상위권 선수이고 상대는 성적 3위 슈퍼특선 류재열(19기, SS, 수성)이라 누구도 박건이가 선전하리라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창원 상남팀 기대주 박건이는 달랐다. 저돌적인 몸싸움으로 타종 전후 류재열 후미를 파고들었고, 그 흐름을 막판 추입으로 이어가며 믿기 힘든 역전을 완성했다. 무명에 가까웠던 이름은 단 하루 만에 경륜 팬 모두의 기억 속에 각인됐다.
장우준 역시 그랑프리에서 존재감을 분명히 했다. 국내 최고 수준 마크력을 자랑하는 이태호(20기, S2, 신사)와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그 기세를 마지막 날까지 이어갔다.
12월28일 일요일 특선급 2경주, 강력한 우승 후보 정해민(22기, S1, 수성)을 상대로 타종 전후 치열한 몸싸움으로 후미를 확보한 뒤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추입 역전에 성공하며 또다시 모두를 놀라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