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 가격 하루 만에 8% 급등…4차 계획 이후 본격 상승 신호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1.27 17:04

총할당량 17% 축소·EU-CBAM 본격화…배출권 시장 수급 변화 주목
“톤당 2만~3만원 돼야 시장 작동” 가격 정상화 필요성 커져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 이미지투데이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 사진= 이미지투데이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이 하루 만에 8% 넘게 급등하며 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2026~2030년) 시행 이후 첫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정부가 배출권 총할당량을 대폭 줄인 데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 시행을 앞두고 수급 변화 기대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배출권시장정보플랫폼에 따르면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거래되는 배출권인 'KAU25'의 톤당 가격은 종가 기준 1만2800원으로 전일 대비 0.8% 상승했다. 앞서 KAU25 가격은 지난 26일 하루 만에 8.6% 급등하며 1만27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KAU25는 지난해 7월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근 4개월 동안 톤당 1만원 안팎에서 정체 양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달 1일 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이 본격 시행된 이후 급등세가 나타나며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최근 4갸월간 배출권 가격 변화 추이(단위: 원/톤) 참고=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

▲최근 4개월간 배출권 가격 변화 추이(단위: 원/톤) 참고=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

김태선 나무이엔알(NAMU EnR) 대표는 “연말 시장조성자들의 포지션 정리 이후 저점 매수세가 유입돼고 EU-CBAM에 따른 중장기 가격 상승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 동안 배출권 총할당량을 직전 계획기간 대비 17% 줄이기로 했다. 공급 축소가 예고된 상황에서 배출권 가격이 장기간 톤당 1만원 수준에 머무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정부도 배출권 가격 정상화 필요성에 대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임상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가격이 최소 톤당 2만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 이사장은 “유럽은 배출권 가격이 12만원 수준이고 미국도 4~5만원대"라며 “국내도 적어도 2~3만원은 돼야 시장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정부는 일정 기간 동안 기업별로 배출 가능한 온실가스 총량을 정해 배출권을 할당하고 기업은 보유한 배출권 범위 내에서만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은 시장에서 추가로 구매해야 하며, 반대로 잉여 배출권이 있는 기업은 이를 판매할 수 있다.


CBAM은 EU로 수출되는 제품 가운데 탄소배출량이 많은 품목에 대해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만큼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국내에서 탄소배출권을 통해 충분한 탄소비용을 지불하지 못한 경우 그 차액만큼을 CBAM을 통해 유럽에 납부해야 하는 구조다.


나무이엔알은 최근 보고서에서 EU-CBAM 비용 분석 결과, 기업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철강 수출 물량을 연간 300만톤으로 가정할 경우 올해 EU-CBAM 납부금액은 1270억원(인증서 77만톤), 오는 2034년에는 1조8189억원(431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연평균 기준으로는 7166억원의 대응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보고서는 “EU-CBAM 대응 전략으로는 저탄소 철강 제품 생산을 통한 내재 배출계수 개선과 함께 국내 배출권 가격의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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