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가장 낮은 금리 가져야”…‘트럼프의 선택’ 워시, 시작부터 시험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2.01 13:55

트럼프, 금리인하 압박 지속…연준 독립성·통화정책 촉각

USA-TRUMP/FED-CHAIR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사진=로이터/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케빈 워시(55) 전 연준 이사가 최종 지명되면서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제롬 파월 현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만큼, 새 의장 체제에서는 연준의 독립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3.50~3.75%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의 동결 결정이다. 연준은 이후 지난해 9월, 10월, 12월 금리를 3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또 미국 경제 성장 전망이 개선됐다는 이유로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시사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그는 차기 연준 의장 발표를 예고했던 지난달 29일 “우리가 지불하는 이자는 지나치게 높다"며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하며, 금리는 2~3%포인트 더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열린 내각회의에서도 기준금리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같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것은 자신의 '금리 대폭 인하' 기조를 관철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을 맡는 등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인물로, 시장에서는 그의 취임 이후 통화완화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워시 지명자는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준의 고장 난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선택의 결과"라며 연준이 대차대조표 자산을 축소할 경우 기준금리를 더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공지능(AI) 주도의 생산성 향상이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구조적으로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배경 역시 주목받고 있다. 워시 지명자의 장인인 로널드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동문으로, 오랜 정치자금 후원자 가운데 한 명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부추긴 인물로 로더가 거론됐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얻는 데는 결정적으로 작용했지만 FOMC 정책위원들과 글로벌 금융시장에 신뢰를 심어주는 데 있어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의 독립성은 금융시장 안정은 물론 미국 경제 전반의 신뢰를 지탱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학자에게 자신의 이론을 실제 정책으로 시험해볼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오히려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이제는 워시 개인의 명성이 걸린 문제로, 일종의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워시 지명자와 함께 연준에서 근무했던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도 “그는 자신이 원하는 정책 방향을 뒷받침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와 분석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올해 6월부터 연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존 전망에 큰 변화가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 8곳 중 5곳은 연준이 올해 6월 기준금리를 연 3.25∼3.50%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바클리, 노무라 등 5곳 나란히 6월 인하 전망에 의견 일치를 보였다. 이 중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노무라는 두 번째 인하 시기를 9월에, 바클리는 12월로 예상했다.


반면 도이치뱅크는 9월 한 차례 인하를, UBS는 9월과 12월 두 차례 인하를 각각 전망했으며, HSBC는 연내 동결을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경우 연준이 3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 9월엔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워시 지명자가 정치적 요인과 연준의 이중 책무(물가 안정·최대 고용) 사이에서 어떤 원칙을 택할지가 향후 연준의 독립성과 통화정책 신뢰도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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