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경제 사절단 동행, 실질적 조달 행보
현지 고용·산업 기술 혜택, 수주전 결정 요인
알고마 스틸 투자 등 파격적 산업 협력안 도출
모빌리티-전력 인프라 아우른 미래 지향적 동맹
독일과 2파전 구도 속 연내 조달 순위 윤곽 가시화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가운데)이 2일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 방문해 이두희 국방부 차관(왼쪽 첫번째),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 두번째)와 함께 캐나다 CPSP 사업에 제안한 장보고-III 배치-II 선도함인 장영실함에 승함하는 등 생산 시설을 돌아봤다. 사진=한화오션 제공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조달 업무를 총괄하는 스티븐 퓨어(Steven Fuhr) 캐나다 국방 조달 특임장관이 2일 오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한국의 잠수함 건조 역량을 직접 점검했다. 퓨어 장관은 이번 사업이 단순한 무기 획득을 넘어선 국가 간 대항전(G2G) 성격임을 강조하며 캐나다 경제에 최선의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를 최종 파트너로 선택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기술력 대단해"…장영실함 직접 승함해 건조 역량 확인
2일 퓨어 장관은 캐나다 정부 관계자와 온타리오 조선소와 어빙 조선소 등 현지 주요 대형 조선소 경영진을 포함한 30여 명의 경제 사절단과 함께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을 찾았다. 이들은 조립 공장과 용접 로봇을 활용한 생산 자동화 설비를 면밀히 살펴본 뒤 시운전 중인 3600톤급 잠수함 '장영실함(장보고-III 배치-II)'에 직접 승함했다.
잠수함 내부 시설과 첨단 기술력을 확인한 퓨어 장관은 “대단한 경험이었고 내부 기술력이 대단하다"고 호평했다.
그는 이어 건조 중인 후속 잠수함 건조 현장까지 둘러보며 한국의 안정적인 납기 관리 능력과 첨단 제조 기술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와 이두희 국방부 차관 등 정부 및 경영진은 직접 장관 일행을 안내하며 한국 잠수함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퓨어 장관과 동행한 테드 커크패트릭 온타리오 조선소 부사장은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에서 본 인상적인 역량과 실적을 바탕으로 우리의 시설과 인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모색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 프랑수아 세갱 어빙조선소 부사장은 “이번 한화오션 방문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성공을 극대화하는데 있어 기업의 역할을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퓨어 독트린'의 핵심…성능은 기본, '경제적 가치'가 승부처
퓨어 장관은 이번 방한 중 가진 발언에서 CPSP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과 독일 양국의 잠수함이 캐나다 해군의 필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왔다"며 “성능 차이보다는 '비용', '일정', 그리고 '캐나다에 미치는 경제적 이익'이 이번 사업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현재 캐나다는 경제 구조를 새롭게 재편해야 하는 상황에 있어 결국 누가 가장 최선의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 창출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전격 시행한 '바이 캐네디언(Buy Canadian)' 정책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현지 기업 참여와 투자 유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왼쪽 두번째)은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방문해 CPSP 사업에 제안한 장보고-III 배치-II 선도함인 장영실함 모형에 대한 설명을 관심있게 듣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제공
◇방산 넘어 자동차·에너지로 확장되는 경제 협력
퓨어 장관은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가 방산을 넘어 자동차 등 더 큰 경제 협력으로 확장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한국과 독일 모두 자동차 제조국"이라는 점을 환기하며 “이러한 분야의 협력은 잠수함 사업보다 훨씬 더 큰 사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과 캐나다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 산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전기차 생산 기반 확대와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뜻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대응해 한국의 '원팀 코리아'는 파격적인 산업 협력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최대 철강사 알고마 스틸(Algoma Steel)에 약 3억6500만 캐나다 달러를 투자해 현지 강재 공장을 건설하는 등 현지 공급망 구축안을 제안했다. HD현대 역시 수조 원 규모의 에너지 협력과 잠수함 기술 이전, 현지 조선소 역량 강화 지원책을 제시하며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4일 HD현대 방문…최종 결정은 연내 예정
퓨어 장관 일행은 한화오션 방문에 이어 진해 해군 잠수함사령부를 찾아 교육 훈련 체계와 유지·보수·정비(MRO) 시설을 확인했고 창원 현대로템 공장의 K-2 전차 생산 시설도 둘러봤다. 또한 오는 4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소재 HD현대 글로벌 R&D 센터(GRC)를 방문해 미래형 선박과 무인 수상정 등 첨단 해양 솔루션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방한 결과를 토대로 입찰 제안서를 검토해 오는 2026년경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이번 방문은 한화오션이 제안한 CPSP 사업에 대한 현장 확인이자 점검"이라며 “캐나다 해군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함과 동시에 캐나다 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임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