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미래, 허리가 튼튼해야”…방사청, 올해 중소·벤처 육성에 3911억 승부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2.02 18:06

방사청·국기연, ‘2026 방위력 개선·방산 육성 지원 사업 통합 설명회’
전년 대비 예산 53.8% 파격 증액…‘진입-성장-상생’ 3대 전략 가동
“부서 명칭도 바꿨다”…박진아 과장 “중기 위해 더 많은 일 하겠다”
“떨어져도 비용 보상”…실패 용인하는 파격적 R&D 환경 조성 방침

박진아 방위사업청 방산중소기업지원과장이 서울 광진구 군자동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 지하 2층에서 열린 '2026 방위력 개선·방산 육성 지원

▲박진아 방위사업청 방산중소기업지원과장이 서울 광진구 군자동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 지하 2층에서 열린 '2026 방위력 개선·방산 육성 지원 사업 통합 설명회'에서 개회사를 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저희 부서 명칭이 작년까지 '방위산업고도화지원과'였는데, 올해 '방산중소기업지원과'로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중소기업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겠다는 각오입니다."


2일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서울 광진구 군자동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 지하 2층에서 '2026 방위력 개선·방산 육성 지원 사업 통합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박진아 방사청 방산중소기업지원과장은 개회사에서 부서 명칭 변경 사실을 언급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해 준비한 사업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명회에서 방사청은 2026년도 국방 중소·벤처기업 지원 예산을 전년 2542억 원 대비 무려 53.8% 증액한 총 3911억 원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방위산업의 뿌리인 중소기업을 '글로벌 핵심 파트너(Core-Partner)'로 키우기 위한 전방위적 체질 개선을 예고한 것이다.


◇성장과 상생에 '방점'…예산 그래프 'J커브' 그렸다



이날 공개된 2026년 예산안은 '선택과 집중'이 명확했다. 전체적인 파이가 커진 가운데 특히 글로벌 공급망 진입(GVC)과 지역 클러스터 조성 분야의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엄윤식 방사청 사무관은 “올해 정책 목표는 방산 중소기업의 공정한 경쟁과 성장을 위한 산업 구조 확립"이라며, 이를 위해 '진입-성장-상생'이라는 3대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방산판 유니콘 키운다"…스타트업 육성 신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진입 장벽 완화다. 드론·AI·로봇 등 민간의 혁신 기술을 방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K-방산 스타트업 육성 사업'이 신설된다.



K-방산 스타트업 육성(54억 원) 사업과 관련, 방사청은 창업 7년 이내(신산업 분야 10년 이내) 기업을 대상으로 '발굴→국방 전환 R&D→자립·확장'의 전주기를 지원한다.


엄 사무관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해 K-방산 스타트업 허브를 마련하고 투자 유치와 해외 진출까지 연계하겠다"고 설명했다.


'방산 혁신 기업 100'은 659억 원 규모의 사업으로 2026년까지 100개 기업 선정을 완료함을 골자로 한다. 이후에는 매년 졸업하는 기업 수만큼 신규 기업을 선정해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다. 특히 AI 기업에는 GPU 등 인프라 구축 비용을 지원하고, 선정 기업에는 '방산 혁신 전문 기업' 지위를 부여해 R&D 우선 참여권을 제공한다.


◇부품 국산화에 1336억…“GVC 뚫는다"


기업들이 방산 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는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성장 사다리'를 대폭 보강했다.


부품 국산화는 1336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정부와 체계 기업(대기업)이 공동으로 재원을 출연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상생 협력 부품 국산화' 트랙이 신설된다.


엄 사무관은 “100대 무기체계를 정밀 분석해 소요 결정 이전이라도 파급효과가 큰 첨단 부품은 선제적으로 국산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301억 원 수준인 GVC 30 사업 예산은 4배 가까이 폭증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록히드 마틴·보잉 등 글로벌 톱티어 기업에 납품할 수 있도록 기술 매칭부터 해외 실증까지 패키지로 지원한다. GVC 30 품목 수출 시 절충 교역 가치 승수를 5배 적용하는 파격 혜택도 부여된다.


소요 연구·실증 시험은 중소기업 개발품을 군에서 직접 써보고 '시험·실험 결과서'를 발급해주는 사업으로 79억원이 배당된다. 이는 수출 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운용 실적(Track Record)' 부재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서울 광진구 군자동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 지하 2층에서 개최된 '2026 방위력 개선·방산 육성 지원 사업 통합 설명회' 현장 참석자들이 발표

▲서울 광진구 군자동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 지하 2층에서 개최된 '2026 방위력 개선·방산 육성 지원 사업 통합 설명회' 현장 참석자들이 발표 내용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떨어져도 돈 드립니다"…실패 용인하는 파격 보상제


기업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 장치를 마련한 점도 주목된다. 이날 박재희 방산정책과 사무관은 '구매 시험 평가 비용 보상 제도'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박 사무관은 “그동안 중소기업은 입찰에서 탈락하면 시제품 제작비와 시험 평가 비용이 고스란히 매몰비용이 되어 경영난을 겪었다"며 “앞으로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탈락한 기업에게 투자 비용 일부를 보상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춰 '소프트웨어(SW) 중심 획득 절차'가 신설된다.


전지윤 방위사업정책과 사무관은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경직된 절차에서 벗어나 개발과 수정을 반복하며 성능을 개량하는 애자일(Agile)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칭)국방첨단전략사업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첨단 무기체계 도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용어부터 바꾼다"…'절충 교역'→'산업 협력'


수출 지원 정책도 정교해졌다.


홍승현 방산수출협력지원담당관실 대위는 “수출 시장 조사부터 개조·개발, 해외 인증, 전시회 참가까지 전주기를 지원하는 6대 카테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2027년에는 무기 체계 개조개발 예산을 대폭 증액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절충 교역 제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김성원 방위산업협력과 사무관은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일방적 반대급부 성격인 '절충 교역'이라는 용어를 상호 호혜적인 '산업 협력'으로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외 업체가 국내 중소기업과 수출 계약을 맺을 경우 이를 가치로 축적해 향후 의무 이행에 활용하게 하는 '가치 축적 제도' 활성화와 맞물려 있다.


금융 지원으로는 '이차 보전 사업' 예산을 229억 원으로 늘려 약 1500억 원 규모의 융자를 지원하며, 중소기업은 시중 금리 대비 최대 3.0%p의 금리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는 K-방산의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위해 중소·벤처기업을 핵심 파트너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라며 “현장에서 나온 의견들을 수렴해 세부 실행 계획을 보완하겠다"고 언급했다.


설명회 말미에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기업들의 현실적인 애로사항과 건의가 쏟아졌다.


Q1. 군 전역 후 창업하면 나이가 39세를 넘겨 청년 지원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K-방산 스타트업 지원 시 제대 군인에 대한 가산점이나 혜택을 줄 수 있나?


A1. 현재는 스타트업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어 별도 나이 제한이나 가점은 없으나, 제기해주신 제대 군인에 대한 가점 부분은 설문지 등을 통해 의견을 주시면 면밀히 검토해 반영하겠다.


Q2. “국방 과제 참여 시 부채 비율 제한 등이 진입 장벽이 된다. 투자 유치로 인한 일시적 부채인 경우 예외 적용이 가능한가?"


A2. “평가위원회에서 기업 가치를 판단해 투자 유치 등 건전한 부채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는 조항이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공하면 제도 개선에 적극 참고하겠다."


Q3. “세수 부족으로 예산 삭감 우려가 있는데 주요 사업은 지장 없나?"


A4. “재정담당관실에서 대응 중이며, 진행 중인 사업이나 신규 착수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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