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 무섭다”…주담대 6%대, 당국 ‘규제 설계 미스’ 지적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2.03 09:12

주담대 혼합형 금리 상단 6.3%대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시그널 영향

시장금리 인상 따라 대출금리 상승
차주 이자 부담·소득 여력 악화 우려

대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6% 중반대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소비자의 금리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과 은행권의 가산금리 확대로 대출금리가 더 높아질 전망인 가운데 일각에선 잘못된 규제 설계로 가계 이자 부담과 소비 여력 악화를 촉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은행채 5년물 연동) 금리는 연 4.250~6.390% 수준으로 집계됐다.


혼합형 금리 상단은 약 일주일 전인 지난달 23일(연 4.290~6.369%) 대비 0.021%p 상승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금리인상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과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금리 인하를 멈춤에 따라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등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3.57%~3.64% 내외로,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가 뚜렷해졌다. 주간 단위로 약 0.03%p~0.07%p씩 오르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은행권 대출 금리도 추가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시장 금리 상승분을 반영해 전일부터 주담대 혼합형 및 주기형 금리를 0.03%p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지표 금리 상승과 더불어 가산금리를 최고 0.38%p 상향 조정하며 대출 문턱을 높였다.



신용대출 금리 또한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1등급·1년 만기 기준 연 3.850~5.300% 수준이다. 은행채 1년물 금리 상승을 반영해 하단과 상단이 일주일 전 대비 각각 0.060%p, 0.040%p 높아졌다. 주담대 변동금리 또한 상단이 일주일 새 0.052%p 가량 상승했다.


은행권이 가계부채 관리를 목적으로 가산금리를 상향조정하는 것 또한 대출금리 인상 폭 확대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2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상품에 가산금리를 0.30~0.38%p 인상했다.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소비자의 이자 부담 급증과 소득 여력을 악화시킬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따라 시장금리가 추가로 상방 압력을 받게 되면 대출금리 상승폭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1900조원 수준에 이르는 국내 가계부채 중 절반이 변동금리로, 금리 상승분이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자 비용 지출 확대는 소비 여력을 줄여 민간소비 위축과 내수 둔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발 가계부채 누증은 지난 10년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매년 약 0.4%p 감소시켰다.



이미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면 원리금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부터 부실이 현실화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자영업자는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이 조달금리 인상으로 바로 전가됨에 따라 대출이 가능한 사람도 이전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사실상 은행의 이자장사를 용인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표면적으로는 이자장사를 비판하지만 계속되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 속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을 사실상 막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를 명분으로 한 총량규제가 실수요자의 선택지만 줄인 채 실제로는 고금리·고위험 상품으로 밀어내 서민과 실수요자의 부담만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총량 규제 설계 미스로 대출 절벽 속 금리가 크게 오르는 상황을 초래해 사실상 가계부채 안정과 서민 보호라는 목표와는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이 이미 높은 가계부채 구조와 맞물려 소비 위축과 부실리스크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은행이 정부 인가에 기반한 과점 구조인 만큼 고금리 장기화 속 서민 이자부담을 낮추도록 유도할 사회적 책임을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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