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데브시스터즈·컴투스, 잇달아 신작 출시
‘붉은사막’·‘쿠키런: 오븐스매시’ 등 내달 출격 대기
日 인기 애니메이션 기반 게임 개발도…기대감 ‘쑥’
실적 부진 중견 업체, 기대작 업고 재도약 시동 건다
▲펄어비스가 3월 20일 공개하는 신작 '붉은사막'
펄어비스, 데브시스터즈, 컴투스 등 국내 중견 게임사들이 올해 대형 신작과 검증된 지식재산권(IP)에 역량을 집중한다. 이들 기업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다시 한 번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가장 이목을 끄는 곳은 펄어비스다. 이 회사는 지난달 21일 대형 신작 '붉은사막'의 골드행을 발표했다. 골드행은 출시 버전이 담긴 게임 패키지 마스터를 제작하는 단계로, 최종 출시 국면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회사 측은 붉은사막 공식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통해 “붉은사막과 함께해 준 전 세계 팬 여러분 덕분에 출시를 향한 마지막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3월 20일 파이웰 대륙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7년 이상 개발해온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콘솔과 PC 플랫폼을 겨냥한 글로벌 타이틀이다. 출시 전임에도 스팀 매출 기준 인기 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펄어비스 특유의 그래픽 기술력과 전투 연출이 강점으로 꼽히는 가운데, 장기 개발 끝에 선보이는 첫 대형 신작이라는 점에서 회사의 향후 방향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데브시스터즈는 대표 IP인 '쿠키런'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한다. 내달 출격하는 '쿠키런: 오븐스매시'는 기존 캐주얼 중심의 쿠키런 시리즈와 달리,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PvP)를 핵심으로 한 경쟁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실시간 대전 구조를 기반으로 글로벌 이용자를 공략하며, 장수 IP의 장르 확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쿠키런: 오븐스매시만의 차별화된 신규 게임 모드를 대폭 확대하고 쿠키 고유의 액션성을 극대화하며 한층 진화된 PvP 경험을 설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새로운 세계관에 몰입하고 함께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적 재미와 다양한 쿠키 및 코스튬을 수집·꾸미는 재미를 더하는 등 IP 경쟁력을 녹여낸 콘텐츠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컴투스는 외부 IP를 활용한 신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대표적으로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도원암귀'를 기반으로 한 신작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를 개발 중이다. 도원암귀는 글로벌 방영 이후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시리즈 부문 5위를 기록했으며, 동명 만화는 누적 발행 부수 500만부를 돌파한 인기 작품이다.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는 개성 있는 캐릭터와 깊이 있는 스토리를 앞세운 전투 역할수행게임(RPG)으로 개발되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5'에서 해당 타이틀의 시연 버전을 공개했으며, 당시 관람객들로부터 몰입도 높은 액션 연출에 대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향후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역에서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애니메이션 기반 타이틀인 '가치아쿠타: 더 게임(가칭)'도 준비 중이다. 가치아쿠타는 애니메이션 전문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크런치롤에서 미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국가 평균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컴투스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설정과 분위기를 살려 해당 작품을 서바이벌 액션 RPG로 제작하고, 콘솔과 PC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애니메이션 팬덤을 자연스럽게 게임으로 유입시키고, 글로벌 확장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들 중견 게임사가 공통적으로 선택한 전략은 무분별한 신작 확대가 아닌, 충분한 개발 기간을 거친 대형 프로젝트와 이미 경쟁력을 입증한 IP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자체 기술력을 앞세운 펄어비스, 장수 IP의 장르 확장을 꾀하는 데브시스터즈, 외부 IP와 일본 시장을 교두보로 삼은 컴투스가 각기 다른 해법을 택했지만, 방향성은 '선택과 집중'으로 수렴한다.
이 같은 전략 변화의 배경에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실적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역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는 등 대형 게임사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중견 게임사들은 신작 공백과 기존작 매출 하향세가 겹치며 상대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펄어비스와 컴투스는 적자가 예상되며, 데브시스터즈는 2024년 대비 영업이익이 약 3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작의 흥행 여부가 중견 게임사의 향후 수년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 회사 모두 이번 신작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반등 모멘텀을 다시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시장의 기대감은 적지 않다. 북미 게임 전문 매체 MMORPG.com은 붉은사막을 '2026년 최고의 기대작(Most Anticipated)'으로 선정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키런: 오븐스매시는 지스타 2025에서 신규 모드를 공개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다"며 “완성도 높은 PvP 중심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컴투스에 대해서도 외부 IP 기반 신작이 실적 반등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도원암귀 등 외부 IP를 활용한 신작 출시가 본격화되며 실적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