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와 무인잠수정 기반 ‘하드킬 시스템’ 확보
차세대 잠수함 기술특허 획득…수중전장 한계 극복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함 수주전서 ‘히든카드’ 기대
소나 기술로 듣는 것에서 ‘보는 것’ 적함 기종 식별
모함에 어뢰 접근 시 호위드론 자폭 요격 ‘능동 파괴’
▲한화오션이 건조 중인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 3D 단면도에 11개 특허 기술의 적용 위치와 기능을 매핑한 종합 다이어그램. 인포그래픽=구글 생성형 AI
한화시스템이 수중 전장의 가장 큰 난제인 데이터 부족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과 물리적으로 타격하는 수중 무인잠수정(UUV) 기반의 '하드 킬 시스템'을 확보했다.
한화시스템의 하드 킬 시스템은 기존 잠수함의 핵심인 정숙성에 초지능과 능동공격 능력을 더해 수중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을 앞두고 소프트웨어(SW) 중심의 '초격차' 기술을 선보이며 경쟁국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도 큰 의미를 가진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시스템은 지식재산처(구 특허청)으로부터 차세대 잠수함 기술 특허를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잠수함 작전 기술 특허군은 자체 데이터 생성·학습과 군집 무인기를 활용한 능동 요격 체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적 성취는 '데이터의 희소성'이라는 수중 전장의 근본적 한계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돌파하려는 시도와 수세적 방어에 머물던 잠수함의 생존 전략을 공격적 방어로 전환하는 하드웨어의 결합이다.
이는 독일·일본 등 전통의 디젤 잠수함 강국들이 하드웨어 플랫폼의 기계적 성능 개선에 집중하는 사이 국내 방산기업 한화시스템이 AI와 무인 체계를 결합한 '시스템 통합' 능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
“데이터 없는 바다에서 스스로 학습"…GAN 기반 모의 소나 영상 생성 기술의 혁신
▲생성기와 식별기 간 적대적 경쟁을 통해 노이즈가 실제와 구분이 불가능한 수준의 고정밀 전방 소나 영상으로 진화하는 과정. 인포그래픽=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 생성
현대 수중전의 양상은 '누가 먼저 듣고, 누가 먼저 정확하게 식별하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 가시광선 영역의 광학 장비가 자유롭게 작동하는 지상이나 공중과 달리, 수중 환경에서는 음파(Sonar)가 유일한 감각 기관이다. 그러나 적 잠수함이나 기뢰의 선명한 실전 소나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은 작전 보안상 극도로 제한적이고, 획득 기회 자체가 드물어 AI를 학습시킬 '딥 러닝 기반 표적 식별 알고리즘'을 개발해 빅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한화시스템이 등록한 '수중 표적 식별 장치 및 수중 표적 식별 방법' 특허(등록 번호 10-2483341)는 이러한 '데이터 기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실제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한 '모의 소나 영상(Simulated Sonar Images)'을 AI가 스스로 대량 생성해 학습 데이터로 활용함을 골자로 한다. 이는 최근 이미지 생성 분야에서 각광받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의 메커니즘을 수중 음향 환경의 물리적 특성에 맞춰 최적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데이터 생성 시스템은 크게 생성기·식별기·출력기 등 세 가지 핵심 구성 요소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3단계 순환 구조로 설계돼 있다.
시뮬레이션의 시작점인 생성기는 초기 단계에서 무작위 함수를 이용해 소나 영상의 기본 골격이 되는 '베이스 영상 프레임' 위에 노이즈와 유사한 픽셀 값을 뿌려 '랜덤 소나 영상'을 만들어낸다. 최초의 결과물은 실제 소나 영상과는 거리가 먼 무작위 패턴에 불과하지만 식별기로부터 피드백을 받은 '진위 여부 정보'를 학습해 다음번 생성 시 랜덤 함수의 파라미터를 미세 조정한다. 즉, 생성기는 식별기를 속이기 위해 점점 더 실제와 유사한 음향 패턴을 모방하도록 스스로 진화하는 셈이다.
식별기는 생성기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조교'이자 엄격한 '품질 관리자' 역할을 수행한다. 식별기에는 사전에 확보된 원본 소나 영상이 저장돼 있다. 식별기는 생성기가 만든 모의 영상과 원본 영상을 픽셀 단위로 비교 분석한다.
이미지가 시각적으로 비슷한지를 판단하는 것 외에도 음파의 감쇄와 해저 지형에 의한 반사, 음영 구역의 형성 등 수중 음향학적 특성이 통계적으로 원본과 유사한지를 검증한다. 식별기가 모의 영상을 '가짜'라고 판별할 경우 원본 영상의 픽셀 값과 생성된 영상의 픽셀 값 사이의 구체적인 차이값을 계산해 '결과 분석 정보'를 생성한다. 이 정보는 생성기로 다시 피드백되고, 생성기는 이 '오답 노트'를 바탕으로 어느 픽셀을 어떻게 수정해야 실제와 같아질지 학습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출력기는 학습 데이터의 확정을 담당한다. 생성기와 식별기의 반복적인 경쟁과 피드백 루프를 통해 생성기의 영상 품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돼 마침내 식별기가 생성된 영상과 원본 영상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인 '내쉬 균형' 상태에 도달하면 출력기는 해당 영상을 최종적인 학습용 '모의 소나 영상'으로 승인한다. 이렇게 확정된 고품질의 합성 데이터는 '탐지부'로 전달돼 인공 신경망의 학습에 투입된다.
이 같은 기술적 접근은 한화시스템이 AI의 성능을 좌우하는 데이터 인프라 자체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기술은 임무 플랫폼과 관리 플랫폼으로 이원화돼 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수함의 제한된 전력과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작전이 거듭될수록 AI가 똑똑해지는 '자기 진화형 전투체계'의 기반이 된다.
'수중 표적 식별시스템' 특허(등록 번호 10-2479844)는 청각적 데이터를 시각화 해 승조원의 판단을 돕는 또 다른 축으로 작용한다. 바다는 △선박 엔진 소음 △파도 소리 △지진파 △해양 생물의 생체 소음 등 온갖 잡음이 섞여 있는 공간이다. 이 시스템은 평시의 배경 소음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학습해 '동적 기준 음량'을 설정한다. 이 기준값을 넘어서는 유의미한 신호만을 추출함으로써 오경보율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추출된 신호는 인간의 청각 인지 특성을 반영한 '멜-스펙트로그램(Mel-Spectrogram)' 기법을 통해 주파수 대역별 특성이 드러나는 이미지로 변환된다. 이렇게 변환된 이미지는 합성곱 신경망(CNN)에 입력돼 잠수함·상선·어뢰 등 표적의 종류를 식별한다. 특히 이 시스템은 작전 중 획득한 새로운 데이터를 학습해 AI 모델을 스스로 업데이트하고 구형 모델과 신형 모델의 정확도를 비교해 더 우수한 모델을 채택하는 '자기 진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작전 기간이 길어질수록 해당 해역에 최적화된 탐지 능력을 갖추게 된다.
“방패 대신 창을 들다"…UUV 기반 능동적 하드 킬 시스템
▲적 어뢰 탐지 시 UUV가 최적 요격 경로로 돌진함과 동시에 모함은 충격파 반대 방향으로 회피하는 유·무인 복합 방어 기동 체계. 인포그래픽=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 생성
기존의 잠수함 방어 전술은 수세적이었다. 적 어뢰가 탐지되면 기만기(Decoy)를 사출해 어뢰를 엉뚱한 곳으로 유인하고, 잠수함은 급기동해 회피하는 '소프트 킬(Soft-kill)' 방식이 주류였다. 그러나 현대의 지능형 어뢰는 음향 기만기를 식별해 무시하거나 재공격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수동적 기만만으로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화시스템의 '함정 방어 시스템 및 함정 방어 방법' 특허(등록 번호 10-2510469)는 방패 뒤에 숨지 않고 호위 무인기가 적 어뢰를 향해 돌진해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 킬(Hard-kill)' 전략을 채택했다.
이 시스템은 잠수함 또는 수상함인 모함의 주위를 24시간 순찰하는 복수의 UUV 군집을 핵심 방어 자산으로 활용한다. 제어기는 이들 UUV 군집의 대형을 유지하고 배터리 잔량을 관리하며, 위협이 탐지되면 즉각적으로 요격 명령을 내린다. 이 기술의 백미는 탐지된 수중 물체의 성격을 속도 벡터 기반으로 실시간 분석해 대응 시나리오를 자동화했다는 점이다.
시스템의 분류부는 탐지된 표적의 위치 변화 데이터를 추적 이동 속도를 산출한다. 만약 산출된 속도가 사전에 설정된 임계값 이상일 때 시스템은 이를 고속으로 기동하는 위협체인 '어뢰'로 판단한다. 그 순간 '제1 경로 검색부'는 어뢰의 속도와 방향을 고려한 '미래 예상 요격 지점'을 계산한다. 그리고 군집 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위치에 있는 호위 UUV를 선택해 해당 지점으로 전속력으로 이동시켜 충돌케 한다. 이는 대공 미사일 방어 체계의 요격 알고리즘을 수중 환경으로 이식한 것으로 3차원 공간에서의 정밀한 유도 제어 기술이 요구된다.
반면 표적의 속도가 임계값 미만으로 거의 정지해 있다면 이는 '기뢰'로 분류한다. 정지한 표적은 즉각적인 충돌 위협은 낮지만, 잠수함의 이동 경로를 차단하는 잠재적 위협이다. 이 경우 '제2 경로 검색부'는 UUV를 표적의 현재 위치로 정밀하게 유도해 제거하거나 무력화한다. 이러한 동적 분류 로직은 전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대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생존성을 극대화한다.
아울러 이 특허는 무인기 운용의 고질적인 난제인 배터리 지속 시간 문제에 대해서도 '교대 순찰 프로토콜'이라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배터리가 소진된 UUV는 모함으로 자동 복귀해 도킹·충전을 수행하고, 대기 중이던 완충된 UUV가 즉시 투입돼 방어막의 공백을 없앤다. 동시에 요격 상황 발생 시 모함의 방향 조절기는 요격 UUV와 반대 방향으로 모함을 기동시켜 폭발의 여파로부터 모함을 보호하는 회피 기동까지 자동화돼 있다.
이는 한화시스템이 함정 전체의 생존성을 보장하는 통합 방어 솔루션을 설계했음을 의미한다.
AI 가상 소나 기술의 수출형 제안서 포함 여부와 하드킬 요격 시스템의 전력화 시점을 확인하는 질문에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군사 정보 보안 관계상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