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
중국 당국이 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이유로 최근 자국 내 금융기관들에게 미국 국채 보유를 축소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주요 은행들에 미 국채 신규 매입을 제한하도록 권고했으며, 미 국채에 대한 익스포저(노출)가 큰 기관들에는 보유 규모를 줄이도록 지시했다고 9일 보도했다.
해당 지침은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의 일부 대형 은행에 구두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채의 대규모 보유가 은행들을 급격한 시장 변동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당국의 경계심이 이번 조치에 번영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또한 이번 지침은 지정학적 계산이나 미국의 신용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과는 무관하며, 위험 분산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소식통들은 부연했다.
아울러 당국은 미 국채 보유 축소와 관련해 구체적인 목표 규모나 이행 시점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지침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기 이전에 전달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시 주석과 훌륭한 전화 통화를 마쳤다"며 오는 4월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 간 통화는 지난해 11월 24일 전화통화 이후 두달여 만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달러화도 약세를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은 지난해 9월 기준 약 2980억달러 규모의 달러 기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의 이번 지침은 미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와 달러의 매력도를 둘러싼 의구심이 세계 곳곳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점이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추가 관세 부과를 위협하자 유럽 자산운용사들이 미 국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도이치뱅크는 경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 국면에 들어섰음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조치를 이어가는 점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통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등 중국의 주요 원유 공급국들을 차례로 압박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자산에 대한 '조용한 이탈'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대량 매도나 전통적 안전자산에 대한 신뢰 붕괴 조짐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미 국채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5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미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액은 9조4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000억달러 이상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지난해 미 국채시장은 2020년 이후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으며 경매에서도 해외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최근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중국의 국가 및 민간 부문을 합친 전체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10년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2019년 일본에 '미 국채 최대 보유국' 지위를 내줬고, 지난해에는 영국에도 추월당하며 3위로 밀려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