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가구 뜬다]② 처치 곤란 ‘대용량’도 함께 사서 나눠요…코스트코 소분 모임 가봤더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2.20 06:10

정해진 인원대로 원하는 만큼 구매…가격 부담 완화
“1인 가구 절반 이상, 20대~70대 다양한 나이대”
고기·연어 식품류부터 생활용품까지 폭넓게 소분
“소비 문화로 안착” 쇼핑 노하우·일상 생활도 공유

지난 7일 오후 7시 30분 경기 고양시 소재 코스트코에서 진행된 당근 소분 모임의 구매 예정 상품들. 사진=조하니 기자

▲지난 7일 오후 7시 30분 경기 고양시 소재 코스트코에서 진행된 당근 소분 모임의 구매 예정 상품들. 사진=조하니 기자

“평소에 마트에 관심이 많아서 자주 다니는데, 검색하다가 당근 코스트코 소분 모임을 알게 돼 참여하게 됐어요."


지난 7일 오후 7시 30분 경기 고양 코스트코에서 만난 30대 노이(닉네임) 씨는 “1인 가구 특성상 시중에서 파는 대용량 제품은 한 번에 먹기엔 양이 너무 많다"면서 “오늘은 소분된 삼겹살을 구매하려고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고물가·경기 침체·1인가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이웃끼리 대용량 상품을 함께 구매해 나눠 갖는 소분 모임이 주목받고 있다. 주로 코스트코·트레이더스 등 대용량·저단가 중심의 창고형 마트에서 진행된다. 당근 내 모임 채팅방을 통해 구매 품목·참여 인원·일정을 결정하면 매장에서 만나 다 같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특히, 회원제 마트인 코스트코의 경우 멤버십 카드를 지참한 방장·부방장 주도로 입장이 이뤄진다. 운영진이 결제까지 마치면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로 쪼개 소분하고, 각자의 몫만큼 운영진에게 금액을 지불하는 구조다.


이날 쇼핑 시작 전 인원 체크에 나선 이자벨나랑(닉네임)씨는 “지난해 11월부터 당근 '코코 같이사요' 모임에서 부방장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새로운 상품이 나오면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마트에 자주 들리는 김에 모임원으로도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일산 코스트코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당근 내 소분 모임 '코코 같이사요'. 30대 박진영(닉네임 코앞댕댕이) 씨가 방장을 맡고 있다. 사진=당근

▲경기 일산 코스트코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당근 내 소분 모임 '코코 같이사요'. 해당 모임 창설자인 30대 박진영(닉네임 코앞댕댕이) 씨가 방장을 맡고 있다. 사진=당근 모임 갈무리

고양시 위주로 활동하는 이 모임은 지난해 8월 개설된 후 약 반 년 만에 회원수가 720여명까지 불어났다. 해당 모임의 창설자 겸 방장인 30대 박진영(닉네임 코앞댕댕이) 씨에 따르면, 전체 회원 중 1인 가구만 절반 이상에 이른다. 나잇대도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이날 모임에는 총 10여명의 인원이 모였고, 상품 구매부터 결제·소분까지 1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모임원 대다수가 서로 초면이지만, 이들 모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쇼핑 목록에 있던 연어·오렌지·만두·두바이 초콜릿·부채살 등을 찾아내 카트에 담았다.


최근 3개원 간 소분 모임에만 10번을 참여했다는 한 베테랑 모임원은 “보통 6~10명 정도가 참여한다"며 “통상 1시간 정도 걸리고 구매 품목이 많지 않으면 30분 안에 끝난다"고 귀띔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만큼 소분 모임은 각자의 쇼핑 노하우를 공유하며 유대감을 쌓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연어 구매를 위해 처음으로 소분 모임에 참여했다는 한 주부는 “밖에서 사면 생연어 한 마리에 8만~9만원대인데, 코스트코에서 사면 6만원대 수준이라 저렴한 편"이라며 “100g대 소용량으로 파는 제품도 일반 마트에서 사면 하나에 만원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성 모임원도 “이곳에서 소분된 삼겹살을 사면 1인 가구 기준 한 번 구워먹는 정도의 양이 나온다"며 “채끝살도 사봤는데 맛있으니 참고하라"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소분 모임은 절약형 소비 방식으로서 1인 가구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이웃들을 연결하는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코코 같이사요 모임 방장인 박진영 씨는 “1인 가구인데 혼자 많은 양을 사면 버리거나 지인에게 나눠주고,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아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고자 모임을 만들었다"며 “고기·연어·과자·계란 등 식품류나 휴지·로션 등 생필품처럼 나눌 수 있는 품목은 전부 소분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소분 모임은 서로 마음이 맞으면 커피 한 잔을 같이 마시거나, 함께 얘기도 나눌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물품 사용 후기나 새로 나온 물건에 대해 대화할 수도 있고, 각자 필요한 걸 나누면서 마음까지 공유할 수 있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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