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용이길래…‘AI 파괴론’에 IBM 주가 25년 만에 최대 폭락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2.24 15:06

“AI 혁신이 금융위기로” 비관론 보고서 공개
보고서 공동저자 “18개월 이내 사무직 5% 해고”

IBM-STOCKS/

▲IBM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세계적 IT 기업인 미국 IBM의 주가가 25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IBM 주가는 전장 대비 13.15% 급락한 223.3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2000년 10월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크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전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IBM의 연 손실률은 마이너스(-) 24%로 확대됐다.


리서치 업체 '시트리니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가 이날 '인공지능(AI) 공포 투매'의 출발점이 됐다.



시트리니는 전날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인 서브스텍과 자사 웹사이트 등을 통해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The 2028 Global Intelligence Crisis)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2년 뒤에 일어날 수 있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AI 혁신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내용이 담겨 주목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결제 수수료가 낮은 경로를 스스로 찾아내고 스테이블코인을 대체재로 활용하면서 신용카드를 쓰는 수요가 급감한다. 이에 카드사와 연계된 은행이 몰락하고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기업들이 줄도산하며 사무직(화이트칼라) 대량 감원이 일어난다. 실업률이 치솟고 소비가 줄자 기업은 수익 확보를 위해 AI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고 감원 열풍은 더 심해진다. 보고서는 이 과정이 종전의 경기 사이클과 달리 “자연적 브레이크(제동 장치)가 없다"고 했다.



또 사무직 근로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못 갚는 사례가 폭증하며 2008년 금융위기를 압도하는 대혼란이 벌어진다. 세수가 급감하고 재정 적자가 급증하지만, 정부는 손을 쓸 수 없다.


보고서는 이 모든 문제가 지금껏 너무나도 희귀했던 지능이 AI 덕에 무한정으로 공급되는 초유의 변화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우리는 경제에서 가장 생산성이 뛰어난 자산(AI)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도로 줄이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서 거론된 미국의 음식배달 앱 도어대시를 비롯해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우버, 블랙스톤 등의 주가는 이날 4∼7% 떨어졌다.


시트리니와 함께 이 보고서를 작성한 알랩 샤 로터스 테크놀로지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반응해 놀라웠다"면서도 향후 18개월 동안 AI의 영향으로 사무직 근로자들의 5%가량이 감원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샤 CIO는 또 보고서에 명시된 일부 주식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반면 AI로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관련주를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조지 그리즐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사태가 흘러가지 않는다고 봐도, 이번 보고서는 AI의 파괴적 혁신과 관련한 실질적 우려를 충분히 불러일으켰다"며 “이 보고서를 읽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며, 관련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특히 종전 투자 판단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AI 기업 앤트로픽이 이날 자사의 코딩 AI 도구 '클로드 코드'가 IBM 컴퓨팅 장비를 움직이는 고전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볼'을 현대화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도 IBM 주가 폭락의 또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베스트셀러 '블랙스완'의 저자인 데이터 과학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이날 한 투자업계 세미나에서 AI가 주도했던 증시 호황이 취약한 단계에 들어서며 소프트웨어 업종에서 변동성이 치솟고 도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탈레브는 “섹터 전반에서 '테일 리스크'(확률은 낮지만 매우 큰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위험)가 구조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며 “위험의 본질은 소폭 하락이 아닌 대폭락에 있고, 투자자들은 항상 헤지(위험 분산)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