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신규 선임
이찬진 “美, 경쟁사 인사 이사회 참여”
비판 부합...“금융소비자 경영 기대”
우리금융, 소비자-AI 전문가 발탁
하나금융, 소비자 전문가 신규 선임
KB금융지주, 내부통제 전문성 강화
▲4대 금융지주.
4대 금융지주가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이사회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해 고유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독립성, 다양성을 높여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주문을 수용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기대치 대비 사외이사 변화 폭이 작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아직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 신한지주, '최장수 행장' 박종복 전 행장 이사회 합류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이달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과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인 임승연 국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신규 선임한다. 이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곽수근·김조설·배훈·송성주·최영권 등 5명의 사외이사는 재선임한다.
이 중 박종복 후보자는 2015년부터 10년간 SC제일은행장을 역임한 '최장수 은행장'이라는 점에서 파격 후보로 평가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초 “JP모건 등 미국계 투자은행을 보면, 경쟁사 출신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경우는 있어도 교수들은 거의 없다"고 지적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신한금융은 우리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낸 최영권 사외이사 후보자와 함께 박종복 후보자가 이사회에 합류할 경우 은행업과 자본시장을 아우르는 균형 있는 조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임승연 후보자는 회계학 분야의 학문적 성과와 함께 타사 사외이사, 감사위원을 역임하며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 측은 “내부통제와 감사에 대한 이사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현 시점에서, 금융회사 감사 프로세스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조언과 함께 견제·감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우리금융, 23일 정기주총...정용건·류정혜 후보 신규 선임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도 이사회에 변화를 꾀했다. 이 중 가장 먼저 정기주총을 여는 곳은 우리금융지주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23일 정기주총에서 정용건 현 케이카캐피탈 상무 겸 준법감시인과 류정혜 국가 인공지능 전략위원회(산업AX·생태계) 위원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윤인섭 이사는 재선임한다. 정용건 후보자는 금융소비자보호 단체인 '금융감시센터' 대표로 활동하며 금융시장 감시, 불완전판매 방지, 금융취약계층 지원 등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다.
류정혜 후보자는 네이버, NHN, 카카오 등 주요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서 AI, 데이터 기반 서비스 추진을 담당한 바 있다. 지금은 대통령 직속의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위원이자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AI미래포럼 공동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정용건 후보자와 류정혜 후보자의 선임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소비자보호 전문성과 전사적 AX(인공지능 전환)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했다.
◇ 하나금융, '소비자 전문가' 발탁...KB금융, '내부통제' 방점
하나금융지주도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 전문가를 보강했다. 이 회사는 이달 24일 이사회에서 최현자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최현자 후보자는 2021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금융산업공익재단 비상임이사와 예금보험공사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하나은행 사외이사직은 이달 20일 임기 만료로 퇴임할 예정이다. 박동문·원숙연·이준서·주영섭·이재술·윤심·이재민 사외이사와 이승열·강성묵 사내이사는 재선임된다.
하나금융 측은 “최근 소비자보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만큼 그룹의 주요 정책에 있어 소비자보호 중심 경영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여정성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법무법인 더위즈의 서정호 대표변호사를 추천했다. 서정호 후보자는 국세청, 재정경제부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더위즈에서 조세를 비롯한 금융/행정과 기업관련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서정호 후보자의 선임은 이사회 내 법률 및 내부통제 전문성을 보강한 조치로 풀이된다. KB금융은 이달 26일 정기주총에서 서정호 후보자를 신규 선임하고, 조화준·최재홍·이명활·김성용 사외이사에 추가 임기 1년을 부여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금융권에서는 이사회의 전문성을 보강하는 한편, 이달 말께 발표될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구체적인 지침이 나오기 전까지 금융지주사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기에는 제약이 있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방향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정기주총은 이미 일정이 정해져있어 안건을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