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급매물 소수 매도 나와…물량은 많지 않아
오름세 높지 않아 가격 내림폭도↓…2~3년 전 수준
현장 “나올 매물은 다 나왔다…급매는 체결 속도↑”
“거래량·가격 상승 지속…매물 소진은 과거보단↓”
▲노원 상계주공 인근에 위치한 공인중개사의 홍보 전단 모습. 사진=김유승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3일 '망국적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물 증가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다만 실수요자 중심 지역인 노원 일대는 강남권처럼 급매가 대거 쏟아지며 가격이 급락하는 양상과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일부 단지에서 1~2억 원가량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왔지만 물량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현장에서는 “현재 나올 수 있는 매물은 대부분 시장에 나온 상태이며, 가격을 낮춘 급매는 비교적 빠르게 소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5일 에너지경제신문이 노원구 일대를 둘러본 결과 일부 단지에서 1~2억 원가량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확인됐다. 매물 증가 흐름도 감지되지만, 그간 공급이 워낙 적었던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증가'라기보다는 매물이 소폭 늘어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강남·송파 대단지와는 다소 대비된다. 송파 일대에서는 중개업소 외벽에 3억~4억 원 이상 가격을 낮춘 급매 전단지가 붙어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매도를 서두르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반면 노원 일대에서는 급매 전단지를 찾아보기 어려웠고, 전반적인 분위기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급매가 있기는 했으나 직전 거래가 대비 가격을 대폭 낮춘 사례는 드문 모습이었다.
노원 상계주공 인근 단지에 위치한 A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 매물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일부 나오고 있다"며 “27평형 6단지의 경우 8억8000만원에 전세를 낀 매물이 나와 있는데, 기존 10억원 안팎 시세 대비 1~2억원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24평형 역시 가격을 소폭 낮춘 8억5000만~8억8000억원 선에서 형성돼 있으나, 매물 수는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B공인중개사 역시 “2600여 가구 규모 단지에서도 실제로 매수할 만한 매물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그동안 매물이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최근 다소 늘어난 것일 뿐, 시장에 매물이 대거 쏟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매물이 5000만원 가량 가격을 낮춰 2~3년 전 수준으로 나오고는 있지만, 그간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시세를 크게 밑도는 급매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급매 기준 시세는 소형 평형 기준으로 13평형이 3억5000만~4억5000만원, 17평형은 5억5000만원 안팎에 형성됐다. 전세를 낀 매물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실입주가 가능한 일반 매물도 일부 존재한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이 중개사는 삼일절 연휴와 주말이 겹치면서 계약이 다수 체결됐고, 방문객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기존 매물이 비교적 빠르게 소진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주택자 규제와 관련해 가격이 낮은 매물이 있는지를 묻는 전화 문의도 적지 않아, 현재 나와 있는 매물 역시 주말 전에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매물은 허가 절차에 한 달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4월 거래를 목표로 할 경우 일정이 촉박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 추가로 나올 수 있는 매물은 대부분 이미 나온 상태라는 게 현장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실수요 비중이 높은 외곽 지역에서 매물 증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거래 역시 저점 대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가격 또한 급락보다는 보합 또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매물 소진 속도는 과거 상승장과 비교하면 다소 더딜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외곽 지역의 매물 증가 흐름은 일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며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약 7만4000건 수준이고, 강북권인 중랑·금천·도봉은 열흘 전보다 약 5% 안팎, 노원·관악 등은 9~10%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거래량은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함 랩장은 “계약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이 저점이었고, 12월과 1월에는 4000~5000건 수준으로 다소 회복됐다. 2월은 현재까지 2700여 건이 집계됐다"며 “토지거래허가 등 변수로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저점 이후 점진적인 개선 흐름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6월 약 800건, 10월 600건 안팎이 거래됐고,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도 각각 500건 안팎이 거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곽 지역이라고 해서 거래가 크게 위축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가격 역시 급등세는 아니지만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노원구는 12월 3.3㎡당 2500만 원대 중반에서 2월 2550만 원대로 소폭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금천구 역시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노원·도봉·강북은 실거주 수요가 중심인 지역으로 15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한 대출이 가능하고 거주 의무도 있어 내 집 마련 수요가 꾸준하다"며 “이들 지역은 대출 한도와 금융 규제에 민감해 대출 규제 영향으로 전반적인 매물 소진 속도가 과거처럼 빠르지는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집값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상승폭은 이전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급락보다는 보합 또는 완만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