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3조 1791억원 선지급…회수율 25%
건설업 ‘도덕적 해이’ 심각…‘허위 증빙자료’ 악용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사법처리 강화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식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민생 경제의 핵심인 '임금 체불'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지급금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 임금으로 지급한 '대지급금'은 3조원을 넘어섰지만 회수율은 25% 수준에 그쳤다. 결국 사업주의 채무를 국민 세금으로 메워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대지급금 누적 지급액은 총 3조 1791억 원을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5466억 원과 2022년 5369억 원에서 2023년 6869억 원, 2024년 7242억 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이후 2025년에는 6845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대지급금은 파산했거나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는 사업장을 대신해 국가가 체불 임금을 근로자에게 먼저 지급하고, 이후에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5년 내 상환하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대지급금 회수율은 여전히 3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사업주로부터 회수한 금액은 2021년 1482억 원(27.1%), 2022년 1532억 원(28.5%), 2023년 1481억 원(21.6%), 2024년 1582억 원(21.8%), 2025년 1793억 원(26.2%)으로 총 7870억 원(24.8%)이다. 돌려 받지 못한 금액은 2조 3921억 원에 달한다.
▲[자료=윤종오 의원실]
특히 건설업종에서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부각된다.
지난 5년간 건설업 대지급금 총액은 7180억 원에 달하지만, 회수액은 1426억 원에 불과해 회수율이 2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낮은 회수율은 사업 완료 후 법인을 해산하거나 사업주가 재산을 은닉하는 등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사업주가 임금 지급 능력이 있음에도 간이대지급금을 사실상 '쌈짓돈'처럼 이용하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을 허위로 신고해 간이대지급금 3억3000만 원을 부정 수급한 뒤 잠적한 건설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이 사건에는 서류 위조에 가담한 하청업체 관계자와 허위 근로자 10명도 연루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해당 대표는 임금체불 진정서를 관할 노동청에 제출하고 허위 노무비 명세서를 증빙자료로 내는 방식으로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 근로자 명단에는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가족과 지인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현장에서는 대지급금을 정부가 대신 지급해 주는 '공짜 돈'처럼 여기면서, 대지급금 범위 내 임금 체불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인식까지 퍼져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대지급금 제도가 체불 피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회수율이 낮고 사법처리 비율도 충분하지 않다"며 “대지급금 회수율을 높이고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사법처리를 강화해 임금 체불을 근본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