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시가 18.7%↑… 보유세 압박에 강남 ‘매물 변수’ 확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3.17 15:00

강남3구 공시가격 24.7% 상승… 고가주택 보유세 급증
종부세 대상 1주택 31만→48만… 과세 대상 50% 확대
전문가 “집값 하락보다 매물 확대 압력 가능성”


상위 20% 하락전환 목전

▲서울 한강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공개하면서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동결됐지만 지난해 집값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서울 핵심 지역의 세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은 현실화율 69%를 유지한 채 시세 변동분만 반영됐음에도 전국 평균 9.16%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18.67% 올라 전국에서 유일하게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 내 핵심 지역의 상승 폭은 더욱 컸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24.7%에 달했고 성동·용산·양천·동작 등 한강 인접 자치구 역시 평균 23.13% 상승했다. 현실화율을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공시가격 자체가 크게 뛰면서 서울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실제 주요 단지에서는 세 부담 증가 폭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국토부 추정치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전용 84㎡)의 공시가격은 34억3600만원에서 45억6900만원으로 약 33% 상승했고, 보유세는 1829만원에서 2855만원으로 약 5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차 역시 공시가격이 36% 오르면서 보유세가 1858만원에서 2919만원으로 약 5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가격 상승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1세대 1주택 기준 종부세 대상 주택 수는 지난해 31만7998호(2.04%)에서 올해 48만7362호(3.07%)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주택 중 종부세 대상 비중이 1년 사이 약 50%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세법이 그대로여도 핵심지 초고가 주택은 이미 '자동 증세'에 가까운 효과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공시가격 상승이 단기간 집값을 끌어내리기보다는 매물 확대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공시가격 인상은 세율 조정 없이도 보유세 부담을 자연스럽게 확대시키는 구조"라며 “특히 강남3구와 한강변 고가주택 보유자는 재산세와 종부세가 동시에 늘면서 보유 비용이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가격 상승은 집값을 즉각적으로 끌어내리는 요인이라기보다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의 매도 압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보유세 누진 구조를 고려하면 다주택자는 수익성이 낮은 주택이나 비핵심 자산부터 정리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자 전략 측면에서는 '자산 압축'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함 랩장은 “세 부담이 커지는 환경에서는 여러 채를 유지하기보다 환금성과 가격 방어력이 높은 핵심 입지 주택 한 채로 자산을 압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정부가 비거주 고가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를 시사하고 있는 만큼 핵심지 주택 매입은 실거주를 전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령층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나 보유세 강화 같은 정책 신호가 나오면 고령층 다주택자들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고령층은 근로소득이 줄어든 상태에서 보유세를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흐름 제약'이 큰 집단"이라며 “세 부담이 커질 조짐이 보이면 보유 주택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종합부동산세 납부액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은 57%에 달하며 납부자 기준으로도 52%를 차지한다. 종부세 부담의 절반 이상이 고령층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박 위원은 “다주택자뿐 아니라 고가 1주택자 사이에서도 주택 규모나 가격을 낮추는 '주거 다운사이징'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며 “비거주 고가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나 전세 임대 시 간주임대료 부과 가능성 등 세제 변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산 구조를 조정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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