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 29개로 막았다”… 광화문, BTS 공연에 ‘폐쇄형 도시’ 실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3.19 11:17

광화문~시청 1.2km ‘가상 스타디움’… 출입구 29개로 유입 통제
트러스·모듈러·프리패브 결합… 수일 만에 완성되는 초단기 시공
공연 넘어 ‘임시 도시 인프라’ 구축… 광장, 폐쇄형 시설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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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공연을 앞두고 대형 모듈러 무대 구조물이 설치되고 있다. 타워형 트러스와 리깅 시스템이 결합된 가설 철골 구조 위로 LED 월과 조명 장비가 조립되는 가운데, 작업자들이 고소 작업과 자재 반입을 병행하며 초단기 시공 공정을 진행 중이다. 사진=장혜원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이 공연장을 넘어 하나의 '시설'로 재편되고 있다. BTS 컴백 공연을 앞두고 경복궁 월대부터 시청역까지 1.2km 구간은 단순 행사 공간이 아니라, 초단기 시공이 적용된 대형 가설 구조 프로젝트 현장으로 변모 중이다. 최대 26만 명을 수용하기 위한 이번 작업은 사실상 '도심형 임시 건설'에 가깝다.


1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연 준비는 이달 중순부터 본격화됐으며, 수일 만에 대형 구조물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가설 구조 설치 공정이 단기간 압축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공간 점유 방식 역시 '건설 현장형'이다. 광화문광장은 현재 펜스와 바리케이드로 구획되며 사실상 가설 울타리(Temporary Fence) 기반의 통제 구역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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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공연을 앞두고 타워형 트러스 구조물이 설치된 가운데, 현장에는 지게차 등 장비가 동원돼 자재 반입과 구조물 조립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대형 리깅 타워와 모듈러 무대 구조가 들어서며 도심 광장은 임시 건설 현장 수준의 작업 공간으로 전환된 모습이다. 사진=장혜원 기자

공간 점유 방식 역시 '건설 현장형'에 가깝다. 광화문광장은 현재 펜스와 바리케이드로 구획되며 사실상 가설 울타리(Temporary Fence) 기반의 통제 구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행 동선은 재설계됐고, 차량 접근도 제한되면서 도심 내 임시 공사장에 준하는 수준의 접근 통제 체계가 작동하는 모습이다.



현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구조물이다. 무대 상부를 지탱하는 타워형 트러스(Truss) 시스템은 강재 부재를 삼각 구조로 결합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공연·이벤트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가설 철골 구조다. 구조물은 크레인 사용을 최소화한 모듈 단위 조립 방식으로 설치되며, 각 타워에는 대형 음향·조명 장비가 리깅(Rigging) 설계에 따라 매달린다. 이는 하중 분산과 안전 확보를 고려해 설계된 구조적 설치 방식이다.


중앙 무대는 프리패브(Pre-fabrication) 방식에 가까운 조립형 공법으로 구축되고 있다. 바닥 데크와 LED 월, 조명 프레임 등은 사전 제작된 부재를 현장에서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공정은 ▲자재 반입 ▲구조물 조립 ▲설비 설치 ▲시운전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단계로 진행된다. 다만 전체 공기가 수일 단위로 압축된다는 점에서 일반 건설 현장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공정 관리가 요구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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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공연을 앞두고 타워형 트러스 리깅 구조물과 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되는 가운데 작업자들이 하부 고정 및 장비 세팅을 진행하고 있다. 가설 철골 구조와 통제 펜스가 결합되며 광장 일대가 임시 공연 인프라 구축 공간으로 전환된 모습이다. 사진=장혜원 기자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수천 톤의 하중을 견뎌야 하는 임시 건축물을 며칠 만에 세우는 고난도 프로젝트"라며 “광화문은 지면 아래 지하철 노선과 각종 배관이 지나가는 예민한 부지인 만큼, 일반 건설 현장보다 훨씬 정교한 구조 계산과 하중 분산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동식 발전기 용량만 해도 웬만한 중소 공장 여러 곳을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단순 이벤트 전력이 아니라 수만 명의 안전과 직결된 시스템인 만큼 이중화 설계를 적용해 정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7~18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또 다른 장면이 포착됐다. 통제 펜스 너머로 다국적의 BTS 팬과 시민들이 몰려들어 조립 중인 구조물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일부는 펜스에 바짝 붙어 내부 공정을 지켜봤다. 아직 공연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현장은 이미 '건설 중인 공간' 자체가 관람 대상이 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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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공연을 앞두고 광장 중앙부가 펜스와 바리케이드로 전면 통제된 가운데, 외곽 구간에는 공연 인프라 구축 현장을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몰려든 모습. 세종대왕상 일대까지 이어진 통제 구역 밖으로는 타워형 트러스 구조물과 무대 설치 공정이 진행되며, 도심 광장은 '내부 차단-외부 관람' 구조의 임시 운영 공간으로 재편된 모습이다. 사진=장혜원 기자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30대 시민은 “광장이 완전히 막혀 있는 걸 보니 행사라기보다 공사장 같다"며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규모의 구조물이 단기간에 올라가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BTS 응원봉을 들고 사진을 찍던 아미(팬)는 “공사가 본격 시작된 17일부터 이곳을 찾았다"며 “펜스 안쪽이 완전히 다른 공간처럼 느껴지고, 공연 전인데도 이미 하나의 'BTS 세계'가 만들어진 느낌"이라고 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공연 구간을 '가상 스타디움'으로 설정하고 총 29개의 출입구만을 허용하는 폐쇄형 동선 설계를 적용했다. 이는 기존 집회나 행사처럼 열린 공간에서 인파를 분산·유도하는 방식과 달리, 공간 자체를 하나의 '시설'로 규정하고 운영하는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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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광화문광장 남단(시청·서울광장 방향)에서 BTS 공연을 앞두고 타워형 트러스 리깅 구조물과 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된 모습. 도심 건물 외벽과 연계된 영상 송출과 함께 가설 철골 구조가 들어서며, 광장 일대가 임시 공연 인프라 공간으로 재편되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광화문에서 시청역에 이르는 약 1.2km 구간은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처럼 관리되며, 관람객은 동측 17개, 서측 12개 등 지정된 통로로만 출입할 수 있다. 내부 혼잡도가 임계치에 도달할 경우 외부 유입을 즉각 차단하는 '컷오프(Cut-off)' 방식도 적용된다.


과거 촛불집회나 국가 행사에서 차벽과 도로 통제가 이뤄진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광장 전체를 폐쇄형 경기장처럼 설계해 운영하는 방식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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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이 공개한 '스타디움형 인파 관리' 개념도. 광화문광장 일대를 하나의 폐쇄형 공간으로 설정하고, 동·서측 총 29개 출입구를 통해 인파 유입을 통제하는 방식이 시각화돼 있다.

현장에 투입된 한 건설·설치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무대 설치를 넘어 구조물과 인파 관리를 동시에 고려하는 방식에 가깝다"며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 약 1.2km 구간이 하나의 관리 구역으로 운영되고, 혼잡도에 따라 출입을 제한하는 체계가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트러스와 모듈러 구조물이 들어서면서 보행로 폭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동선 설계와 구조물 배치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며 “차량 통제나 지하철 무정차까지 검토되는 점을 보면 일반 건설 현장보다 더 높은 수준의 통합 관리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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