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우군마저 등 돌려”…북미 연기금들, MBK 버리고 고려아연 최윤범 ‘전폭 지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3.21 07:01

캘리포니아 교직원 연금 등 북미 큰손들, 현 경영진 지지로 전격 ‘태세 전환’
MBK·영풍이 낸 이사 6인 선임·액면분할 안건에 일제히 ‘반대표 융단폭격’
BCI “MBK 안건, 주주 이익 부합 증명 못 해”… 최윤범 측 선임안엔 ‘찬성’
7대 의결권 자문사 싹쓸이에 美 제련소 프로젝트 방어막… MBK ‘사면초가’

영풍(왼쪽)과 고려아연 CI. 사진=각 사 제공

▲영풍(왼쪽)과 고려아연 CI. 사진=각 사 제공

고려아연의 운명을 가를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과거 MBK 측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며 든든한 뒷배로 여겨졌던 북미 주요 연기금들이 일제히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품으로 전향하며 MBK의 이사회 장악 시나리오에 치명적인 제동이 걸렸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반란의 선봉에 선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직원 연금기금(CalSTRS)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MBK·영풍 측이 보도자료에 자신들의 우군이라며 언급했던 바로 그곳이다.


지난해 1월 임시 주총 당시만 해도 현 경영진의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던 CalSTRS는 이번엔 최 회장의 '방패'로 돌아섰다. 이들은 이사 선임 안건에서 회사 측이 제안한 '5인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고 MBK 측이 내민 '6인 선임안'과 '액면분할안'을 폐기했다.



무엇보다 MBK·영풍이 야심 차게 밀어붙인 이사 후보 4인(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 전원에게 '반대' 철퇴를 내린 반면, 최윤범 사내이사 후보와 황덕남 사외이사 후보 등 현 이사회 추천 라인업에는 전폭적인 찬성을 몰아주며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플로리다퇴직연금(FRS)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공적연금(BCI) 역시 MBK를 향해 잔혹한 사형 선고를 내렸다.



이들은 현 경영진이 제안한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와 이사 5인 선임안에 동의한 반면 MBK의 안건은 반대했다.


BCI는 MBK 측 안건을 반대한 이유에 대해 “주주들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는 점을 전혀 입증하지 못했다"며 단기 차익을 목표로 하는 MBK를 직격했다.


글로벌 연기금들의 이 같은 극적인 '태세 전환'은 앞서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준 국내외 7대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자본시장의 표심이 최 회장 측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업계는 이러한 대반전의 결정적 배경으로 최윤범 회장이 주도하는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크루서블)'를 꼽고 있다. 미국 정부의 자본까지 투입된 이 거대한 글로벌 공급망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단기 수익에 집착하는 사모펀드보다는 현 경영진 중심의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필수적이라는 글로벌 큰손들의 계산이 깔린 것이다.


여기에 고려아연이 악착같이 밀어붙인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환원 정책이 마침내 시장의 신뢰를 얻어냈다는 평가가 나옴에 따라 주총에서 승기를 잡을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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