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매각 ‘3자 셈법’ 따져보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3.25 18:15

카카오게임즈 최대 주주에 LAAA 인베스트먼트
카카오, 게임에서 손 떼고 AI 플랫폼에 집중
카카오게임즈, 자금 수혈로 글로벌 성장동력 얻었다
라인게임즈-카카오게임즈 통합 시나리오 ‘솔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CI.

카카오가 카카오게임즈의 경영권을 일본 라인 야후에 넘기기로 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과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카카오게임즈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모멘텀을 찾겠다는 셈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라인야후 입장에서는 게임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LY주식회사)가 출자한 투자법인 LAAA 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로부터 카카오게임즈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에 참여한다.



이날 카카오게임즈 공시에 따르면 LAAA 인베스트먼트의 투자 규모는 유상증자 2400억원, 전환사채(CB) 인수 약 600억원을 포함해 총 3000억원이다.


오는 5월 중 거래가 완료되면 LAAA 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게임즈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지분 약 1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남아 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딜은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일본 라인야후의 향후 사업 전략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을 떼는 대신 AI(인공지능)과 플랫폼 사업에 몰두하려는 카카오와 자회사 중복상장 규제로 성장의 모멘텀을 찾기 어려웠던 카카오게임즈, 게임 사업에 힘을 싣는 라인야후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 카카오, 게임 떼고 AI·플랫폼에 '올인'


카카오는 이번 딜로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 중심의 플랫폼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메신저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AI 기반 '생활 밀착형 슈퍼앱'으로의 전환이 핵심 방향이다. 쉽게 말해 카카오톡이라는 슈퍼앱 위에 AI를 얹어 모든 생활 서비스를 하나의 개인화 플랫폼으로 통합하려는 것이 카카오의 목표다.


카카오 측은 이번 딜과 관련해 “카카오는 AI와 카카오톡 중심의 기술 플랫폼,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본질에 집중하며 각자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자 잘하는 일을 더 잘할 수 방안을 고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딜이 카카오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카카오는 비핵심 자회사를 정리하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한 다양한 자회사를 분리·상장시키는 전략을 활용해 왔는데, 이와 관련해 자회사 중복 상장 및 문어발식 계열사 구조라는 지적이 있었다. 2023년 5월 기준 147개였던 카카오 계열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4개다.


카카오게임즈의 부진한 실적 흐름도 카카오가 게임 사업을 비핵심 사업으로 정리하는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3년 '오딘: 발할라라이징'의 성과 등으로 연매출 1조1477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4650억원으로 2년 전의 40.5% 수준으로 줄고 적자 전환했다.


카카오

▲카카오 CI.

◇ 카겜, 라인야후 업고 글로벌 게임사로…규제 칼날 피하나


게임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의 그늘에서 벗어난 것이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라인야후의 투자로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최근 규제 강도가 거세진 자회사의 기업공개(IPO)와 관련해서도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딜로 3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며, 카카오 역시 구주 매각 대금 중 일부를 이번 거래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해당 재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라인야후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인프라가 탁월하다"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자 하는 상황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IPO와 관련해서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알짜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이미 과거에 상장을 추진했다가 '쪼개기 상장' 논란 등으로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번에 카카오게임즈가 대규모기업집단 꼬리표를 떼어내면 계열사 전체에 적용되던 일괄 규제 압박에서는 다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자회사의 중복상장을 원천적으로 제한한다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인 상황으로, 향후 나올 예외 조항 등에 따라 셈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온하트나 엑스엘게임즈 같은 경우 카카오 그늘 아래에서는 IPO를 할 수 있는 길이 전무했지만, 그래도 카카오 꼬리표를 떼면 어느 정도 기대는 해볼 수 있을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라인야후 CI

▲라인야후 CI.

◇ 라인게임즈-카카오게임즈, 한 지붕 아래로


업계 안팎에서는 라인 야후 산하의 게임사인 라인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의 통합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라인야후는 라인게임즈의 최대 주주로, 지분 35.7%를 보유하고 있다. 라인게임즈의 2대 주주는 지분 21.4%를 보유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인데, 투자금 회수 문제로 라인게임즈와 분쟁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라인 야후가 사모펀드의 퇴로를 마련해주기 위해 라인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의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인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의 합병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두 회사 모두 퍼블리싱과 개발 역량을 동시에 보유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라인게임즈는 오픈월드 MMORPG '대항해시대 오리진', 모바일 SRPG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 등을,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라이징', '아키에이지' 등을 보유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확장이 가능하다. 또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강한 라인게임즈와 한국 시장에 강한 카카오게임즈의 경쟁력을 합치면 아시아 게임 시장에서 강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두 회사 모두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합병을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스케일을 확보하면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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