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일용직 퇴직금 ‘노사정’ 첫 역사적 합의에도 현장선 ‘아쉬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3.31 11:19

노사정 첫 합의로 6500원→8700원 상향
건설 현장, 4월 1일 신규 공사부터 적용에 “아쉽지만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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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연합뉴스

현장을 옮겨 다니며 1년 미만으로 일해 법정 퇴직금을 받지 못하던 건설 일용노동자를 위한 퇴직공제부금 하루 적립액이 8700원으로 인상된다. 건설 현장에서는 기존 공사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아쉬워하면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부당하게 누락된 퇴직공제부금을 직접신고해 바로잡을 수 있는 길이 열려있지만 현장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


31일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의 노후 보장을 위한 퇴직공제부금이 기존 1일 6500원에서 8700원으로 인상된다. 이번에 인상된 퇴직공제부금은 4월 1일 이후 최초 입찰 공고 하는 건설공사부터 적용된다.


'퇴직공제제도'는 사업주가 노동자의 근로일수에 따라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부금을 적립하면 향후 노동자가 건설업을 퇴직할 때 이를 퇴직금 형태(퇴직공제금)로 지급 받는 제도다.



이번 인상은 노사정 최초 합의사항이다. 한국노총·민주노총과 대한건설협회·대한전문건설협회, 정부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정책협의회 논의를 거친 결과다. 건설업계의 고령화와 인력난 해소를 위해 건설노동자 처우개선에 뜻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적용 대상은 근로계약 기간 1년 미만의 임시·일용 건설노동자다. 상용 노동자나 1년 이상 기간제, 1일 4시간 미만이고 1주 15시간 미만 근로한 자는 제외된다. 또 1년 미만으로 고용됐던 노동자가 동일 사업주에게 1년 이상 다시 고용되는 경우 해당일부터 퇴직공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퇴직공제금 지급에는 조건이 있다. 적립일수가 252일 미만이면 65세에 도달하거나 사망한 경우여야만 받을 수 있다. 적립일수가 252일 이상이면 건설업에서 퇴직, 60세에 도달하거나 사망한 경우면 받을 수 있다.


퇴직공제부금은 퇴직공제금과 부가금으로 구성된다. 퇴직공제금은 건설노동자 몫이고, 부가금은 공제회 사업·운영비로 쓰인다. 이번 결정으로 퇴직공제금 2000원, 부가금 200원이 추가로 인상됐다.


건설노동자가 법정 지급 요건을 갖추면 공제회는 적립된 퇴직공제금 납부원금에 이자를 더해 지급한다.


부가금 재원은 청년층 대상 기능 향상 훈련 확대, 노동자 상조 서비스, 취업지원 거점센터 운영, 스마트 안전 장비 지원 등 건설근로자 복지·고용환경 개선 사업에 집중 활용할 예정이다.



퇴직공제제도는 1998년 1월 1일부터 시행돼왔다. 1998년 공제부금은 2100원에서 시작해 6차례 인상됐다. 연도별 공제부금과 전년대비 인상률은 2007년 3100원(47%), 2008년 4100원(32%), 2012년 4200원(2%), 2018년 5000원(19%), 2020년 6500원(30%), 2026년 8700원(33%)이다. 올해 인상률은 제도 시행 이래로 두 번째로 크다.


정부와 공제회는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정책협의 과정을 상시 기구화할 계획이다. 4월 초에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첫 회의가 마련될 예정이다. 공제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가 매 5년마다 수립하는 '제5차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기본계획' 중 퇴직공제제도 제도개선 부분과 관련해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이번 인상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건설근로자 A씨는 “한 달 30공수(노동량) 하면 월에 26만원씩 쌓이니까 1년이면 313만원"이라며 “이제 진짜 퇴직금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퇴직공제부금이 6500원이었을 땐 1년에 쌓이는 금액이 약 240만원이었다. 연간 80만원 가까이 퇴직공제부금이 더 쌓이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4월 1일 이후 입찰 공고하는 건설공사부터 인상액이 적용된다는 사실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설근로자 B씨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P4·P5,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첫 번째 팹(Fab) 공사는 이미 진행 중이라 인상 대상이 아니"라며 “P6와 용인 두 번째 공장 들어가야 해당될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퇴직공제부금 적립 과정에서 누락이나 과소신고가 발생했을 때 근로자가 직접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현장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건설근로자 C씨는 “연장 근무나 야간 근무를 해도 현장 관리자가 실제 일한 공수(노동량)가 아닌 출력(출근 일수)으로 적립하는 경우는 여전히 불만"이라고 말했다.


공제회는 부정 신고를 막기 위해 전자카드제를 운영 중이다. 근로자가 현장에 설치된 단말기에 전자카드를 태그하면 현장 관리자는 전자카드 기록대로 퇴직공제부금을 신고해야 한다. 만약 관리자가 카드 기록보다 적은 일수를 신고할 경우 그 사유를 입력해야 한다.


공제회 관계자는 “현장 관리자가 고의나 실수로 신고를 누락하더라도, 근로자가 직접 공제회에 신고가 누락되었음을 알리는 '근로자 직접 신고 제도'를 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신고 후에 며칠이 신고됐다고 알려드리기도 하고 모바일 앱으로 확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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