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도 “아직 목마르다”…비용 효율화 예고
넥슨 성장, IP로 이끈다…AI로 근본적인 변화 추진
▲이정헌 넥슨재팬 대표가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캐피털 마켓 브리핑(CMB)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넥슨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이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캐피털 마켓 브리핑(CMB)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넥슨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글로벌 게임사 넥슨이 고강도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눈앞의 목표는 달성했다하더라도, 중장기 목표를 이루는 데는 부족하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넥슨은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둔 핵심 지식재산권(IP)의 성공 전략을 다른 IP에 이식하는 한편, 인공지능(AI)을 통해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던파모 운영, 텐센트에 넘긴다…“효율화 아닌 현지화"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서비스를 현지 퍼블리셔인 텐센트로 이관하기로 했다. 개발사인 네오플은 신규 콘텐츠 기획 등 개발 업무에 집중하고, 현지 서비스 운영과 이용자 관리는 퍼블리셔인 텐센트가 맡는 구조다. 기존에는 네오플이 전반적인 라이브 서비스 운영을 맡고, 텐센트가 현지화 및 마케팅 업무를 진행해왔다.
업계에서는 넥슨의 이같은 결정이 최근 발표된 회사의 비용 효율화 전략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다.
앞서 패트릭 쇠더룬드(Patrick Söderlund) 넥슨 회장은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캐피털 마켓 브리핑(CMB)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모든 포트폴리오는 명확한 사업성 검토를 거쳐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와 관련해 넥슨 관계자는 “던파모 운영을 텐센트 측에 넘기는 것은 맞다"면서도 “비용 효율화라기보다는 현지화에 더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지난해 연매출 4751억엔(약 4조507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제외하고는 매 분기 실적 역시 앞서 제시한 가이던스를 상회하거나 부합했다. 그러나 넥슨은 당초 세운 목표인 '2027년 연매출 7조원'은 달성이 어렵다며 비용 통제를 예고했다.
넥슨 관계자는 “실적 가이던스는 달성했다하더라도 개발 일정 지연 이슈가 있었고, 수익성 개선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며 “당초 세운 재무적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메이플스토리' 성장전략, '던전앤파이터'에 입힌다
더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예고한 넥슨은 IP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는 전략이다. 특히 넥슨은 핵심 IP인 '메이플스토리'의 성공 전략을 '던전앤파이터' 등 다른 IP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입할 예정이다.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의 대표적인 장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IP이다. PC 게임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2003년 출시 이후 20년 이상 글로벌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이후 메이플스토리M, 메이플스토리 월드, 메이플 키우기 등 파생 게임으로 확장됐다.
메이플스토리 IP는 게임을 넘어 PC방, 놀이동산, 박물관 등 오프라인 환경으로도 외연을 확장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문화와 취향에 맞춘 '초현지화(Hyperlocalization)' 전략을 선보이며 프랜차이즈 전체의 성장을 견인했다.
넥슨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 매출은 지난해 전년대비 43% 성장했으며, 매출의 약 40%는 한국이 아닌 글로벌에서 나왔다.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의 성공을 이식받을 IP는 '던전앤파이터'가 될 전망이다. 넥슨은 올해 안에 '던파 키우기'를 선보이고, 내년에는 '던전앤파이터'의 황금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던전앤파이터 클래식'을 출시한다. 또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프로젝트 오버킬' 등 매력적인 신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 넥슨이 일하는 방식, AI로 바꾼다
IP와 함께 AI 역시 넥슨의 미래 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게임의 개발부터 운영까지의 전 과정을 AI를 통해 혁신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넥슨의 방대한 데이터와 인사이트에 모든 개발자와 운영팀이 접근할 수 있도록 '모노레이크(Mono Lake)' 시스템을 도입한다. 개발자들이 단순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창의성에 더욱 집중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패트릭 쇠더룬드(Patrick Söderlund) 넥슨 회장은 “넥슨이 지난 30년 간 축적해온 방대한 경험과 인사이트는 단순한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맥락'이며, 이는 독보적인 경쟁력이자 자산"이라며 “넥슨의 AI는 방대하고 깊이 있는 '맥락'을 빠르고 거대한 규모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