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정선의 삶과 리듬을 현대 서정으로… 서예일 시집 출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4.08 13:06

“신(新) 정선아리랑의 리듬으로 창조한 현대 민중 서정시”

민둥산역 플랫폼에서―어머니는 기차보다 먼저 울었다

▲민둥산역 플랫폼에서―어머니는 기차보다 먼저 울었다 표지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을 배경으로 삶과 기억을 현대적 서정으로 재창조한 서예일 시인의 시집 '민둥산역 플랫폼에서―어머니는 기차보다 먼저 울었다'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전통 민요 정선아리랑의 정서를 계승하면서도, 이를 생활의 리듬과 언어 구조 속에서 새롭게 재구성한 '신(新) 정선아리랑'의 시학을 구현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신(新) 정선아리랑'으로 대표되는 '리듬의 시학'이다. 시인은 정선아리랑을 단순히 재현하거나 노래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대신 북소리, 밥 짓는 소리, 젓가락이 부딪히는 소리 등 일상의 리듬을 시의 구조로 끌어들여, 민요의 호흡을 현대 자유시로 전환한다. 이로써 아리랑은 무대 위 전통이 아니라 부엌과 담장, 그리고 플랫폼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현재형의 삶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예일 시 세계의 중심에는 '어머니'가 자리한다. '어머니의 부엌'에서는 부엌이 단순한 돌봄의 공간을 넘어 노동과 사유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생산의 장소로 재해석된다. 이는 감상적 가족 서사를 넘어, 가장 낮은 자리에서 형성된 인간 윤리의 깊이를 드러낸다.


이번 시집은 지역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획득한 성과로 평가된다. 한국적 삶의 방식이 어떻게 보편적 인간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학평론가 정유지 교수는 “서예일의 시는 향토문학이 아니라 현대적 민중 서사시의 계보에 위치한다"며 “북소리에서 밥물 소리로, 담장에서 부엌 바닥으로 이어지는 소리의 계보는 한국 서정시가 도달한 가장 낮고 깊은 자리에서 울리는 아리랑의 현재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둥산은 '버팀'의 시학이며, 시인은 정선아리랑을 노래하는 대신 그 리듬과 호흡을 문장 구조 속에 이식해 인간의 생존을 묻는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서예일은 태백산맥 서편 민둥산의 시인으로 한국 시사에 남을 것이며, 그의 시는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세계문학의 자리에 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둥산역 플랫폼에서―어머니는 기차보다 먼저 울었다'는 교보문고를 비롯한 전국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병헌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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