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휴전 무산될 수도”…강경해진 트럼프, 종전 흔들리나 [이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4.10 12:13

호르무즈 해협 여전히 봉쇄
트럼프 “이건 합의 아니다” 압박

배상 요구하는 이란, 레바논 변수까지 겹쳐
“美, 군사작전 현실화 가능성 커”


RELIGION-EASTER/WHITE HOUS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중동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대면 협상이 이번 주말 파키스탄에서 예정됐지만 2주간의 휴전이 계속 흔들리는 모습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해소되지 않자 도널드 트럼프은 이란을 향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휴전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동시에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만약 사실이라면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새로운 게시글을 올려 “빠른 시일 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이란의 도움 여부와 관계없이 그렇게 될 것이고, 나로서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해협 통행을 강제로 정상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얼마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가 통과하도록 허용하는 데 있어 매우 형편없는 대응을 하고 있고, 일부 사람들이 비열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이는 우리가 합의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까지만 해도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공동으로 징수하는 것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ABC방송에 “호르무즈 해협을 보호하기 위해 이란과 '합작' 형태의 협력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해협을 보호하는 동시에 다른 세력으로부터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이란이 휴전 조건으로 거론된 해협 개방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 다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휴전 발표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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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무너진 레바논의 한 건물(사진=AFP/연합)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휴전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른 레바논 공습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CBS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레바논도 중동 지역 휴전 대상에 포함하는 데 동의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를 한 뒤 “레바논은 휴전 대상이 아니다"라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그 이유에 대해선 레바논에 위치한 이란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로 지목됐다.


중재국인 파키스탄과 이란은 레바논 공격 중단이 휴전 조건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를 공격한 침략자들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피해에 대한 배상은 물론, 순교자들의 피의 대가도 반드시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쟁 배상 요구는 미국 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모즈타바는 또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및 통제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해협 개방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런 가운데 쿠웨이트가 이날 이란 및 친이란 세력으로부터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긴장감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목요일(9일)까지 이어진 지정학적 전개는 이번 전쟁을 종식시킬 장기적 합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다시 키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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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PI/연합)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 작전을 축소하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고, 그는 공격을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헤즈볼라 무장해제와 레바논 정부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직접 협상에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우선순위가 엇갈리는 만큼 레바논 문제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의 조속한 재개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군사적 약화를 기회로 헤즈볼라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휴전이 무산될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JP모건 수석 전략가 출신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 통해 “지난 48시간 동안의 협상 태도와 중동 지역 전반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휴전이 진지하게 이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통제(인근 섬과 하르그섬 포함)를 목표로 한 군사 작전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매우 가까운 시일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간달프'라는 별칭을 얻었던 콜라노비치는 지난달부터 '코스피 거품론'을 강하게 제기해 왔다. 그는 미국의 대이란 공습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를 제기해왔다. 콜라노비치는 지난 2월 26일 “공습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이틀 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습했다.


한편,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대표단은 이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으며,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협상을 이끌 예정이다.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대표단을 이끌고 오는 11일 이란과 첫 대면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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