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적 딸 ‘여권 논란’에 멈춘 인선...신현송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4.17 17:29

장녀 국적 상실 이후
여권 발급 경위 집중 추궁
‘출입국 사용’ 정황 쟁점 부상

재경위 회의 파행...보고서 채택 또 무산
검증 기준 둘러싼 정치 공방 격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출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7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또다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청문회 이후 불거진 장녀의 국적, 여권 논란이 변수로 작용하며 여야 대치가 이어진 영향이다. 가족의 위법 여부를 공직 후보자 도덕성 검증에 어디까지 반영할지를 두고 여야의 시각차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1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회의는 시작 10여분 만에 중단됐으며, 여야는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속개 여부를 다시 정하기로 했다. 다만 입장 차가 커 당일 재논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갈등의 중심에는 후보자 장녀의 국적과 여권 사용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최근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위법 소지가 중대하다고 판단하며 보고서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장녀가 국적 상실 이후 불법으로 대한민국 여권을 재발급 받았다"며 “후보자가 허위 답변을 한 것이 명확히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윤석열 정권이 지명한 후보에게서 이런 정황이 나왔다면 여당 의원들이 먼저 낙마시켰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비판했다.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신 후보자의 장녀 A씨는 2022년 11월 한국 여권을 재발급 받았고, 해당 여권은 2027년까지 유효한 상태다. 그러나 재발급 당시 A씨는 이미 영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1999년 영국 국적 취득과 함께 한국 국적을 상실했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기존 여권의 효력이 유지됐다. 이후 재발급 과정에서도 국적 변경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한국인으로 분류돼 여권이 발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여권법상 부정한 방법으로 여권을 발급받을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A씨는 지난해 1월 미국으로 출국하는 과정에서 해당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국적자가 한국 여권을 이용해 출입국 심사를 받은 셈이어서 출입국관리법 위반 여부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주민등록 관련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신 후보자는 2023년 12월 A씨를 서울 강남구 아파트에 전입시키는 과정에서 과거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해 내국인으로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주민등록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 후보자는 A씨의 국적 상실 신고 누락과 관련해 “행정 절차를 잘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가족 내 다른 사례와 비교되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 후보자의 배우자는 2011년 국적 상실 신고를 마쳤고, 복수 국적자인 장남 역시 16세 시점에 관련 절차를 이행한 바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사안을 후보자 검증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로 보고 있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 후보자는 한은 총재가 아니라면 연봉 10억원씩 받을 분이 다 포기하고 오신 것이니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은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것 아니냐"며 “미국에서 독립 생계를 유지하는 성인이 된 딸의 국적 문제를 연좌제처럼 후보자의 도덕성으로 문제 삼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재경위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지만, 장녀 관련 자료가 제때 제출되지 않으면서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 채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청문회 당일 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경위는 오는 20일 전체회의를 다시 열고 재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송재석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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