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늘렸지만 연체도 뛰었다…‘생산적 금융’ 딜레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4.18 11:40

2월 기업대출 연체율 0.09%↑
중소법인은 1% 넘어 ‘경고등’

생산적 금융에 은행 기업대출 확대
74조 추가 여력, 건전성 부담 커져

대출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체율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76%로 전월 말 대비 0.09%포인트(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45%) 상승 폭은 0.03%p로, 이보다 3배 더 악화됐다.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모두 나빠졌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전월 말 대비 0.13%p 오른 1.02%로, 1%를 넘었다. 은행권은 연체율이 1%를 넘어서면 건전성에 위기 신호가 켜진 것으로 본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78%로 0.07%p,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19%로 0.06%p 각각 상승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국내의 경기 둔화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제때 돈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수치는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가 반영되기 이전이란 점에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중동 전쟁으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며 기업들의 자금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있는데, 건전성 위험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 들어 3개월 동안 15조483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4조5868억원 늘어난 것에 비해 3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올해 3개월 간 6조3356억원 증가했는데, 전년 증가 폭(9632억원)과 비교하면 6배 이상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은행·보험권에 묶인 자금을 생산적 분야로 유도하기 위한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이를 통해 74조5000억원의 추가 공급 여력이 생길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이 기업대출 공급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며 은행의 건전성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은 우량 차주 선별, 보증서 대출 확대 등으로 기업대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출 취급을 확대하면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대내외 불안요인 등에 따라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은행권이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적극적인 상매각 등 연체채권 정리를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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