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 가계부채 관리 강화
은행권 이자이익 증가 무게
노조, 임금인상 8%·사회공헌출연 제시
사회적 비판 의식, 초기 기선제압
노사, 협상안 줄다리기 연말까지 계속될 듯
“8% 인상 요구는 전략적 판단” 관측도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은행권의 이자이익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중은행이 시장금리 상승과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대출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하면서 순이자마진(NIM)도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금융노조는 올해 임금 협약안으로 총액 임금 기준 8% 인상, 급여 삭감 없는 주 4.5일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노조가 협상 초기 단계에서 인상률을 높은 수준으로 요구하는 게 통상적인 만큼 앞으로 사측과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최종 인상률은 이보다 낮게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차주 이자부담 가중...은행권, 흔들림 없는 '이자이익'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금리는 작년 말 3.499%에서 3월 말 4.051%로 치솟았다.
이달 들어서는 중동사태 완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17일 현재 3.865%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작년 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가계대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은행권의 이자이익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은행 평균 NIM이 최소 0.05%포인트(p)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공개될 금융지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러한 기조가 숫자로 확인되면 은행권을 향한 사회적 비판도 거세질 전망이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시각이다.
◇ 금융노조 “임금 8% 인상, 사회공헌기금 출연하자"
여기에 금융산업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협약안으로 총액임금 기준 8% 인상을 제시한 점도 은행권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키우고 있다. 8% 인상률은 경제성장률(2.0%)과 소비자물가 상승률(2.2%) 전망치, 최근 5년간 실질임금 감소폭(3.8%) 등을 고려해 산정한 수치다. 산별단체협약 요구안에는 급여 삭감 없는 주 4.5일제 도입 등 노동시간 단축, 출산 및 육아 지원 확대와 사회공헌기금 출연 및 점포폐쇄 대응 등도 핵심 의제로 담겼다.
이 중 금융노조가 '사회공헌기금 출연'을 제안한 것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은행권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금융노사는 작년 10월에도 산별중앙교섭에서 노사 공동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하는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사측 교섭대표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노조의 요구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임금인상률 8%는 물론 사회공헌기금 출연 역시 금융산업공익재단과의 역할 중복 등을 이유로 미온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은 2018년 10월 금융산업 노사 공동의 사회공헌 재단인 '금융산업공익재단'을 출범하고, 서민·사회책임금융, 지역사회·공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금융노조가 사측과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임금인상률을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노조는 작년에도 임금 7.1% 인상을 요구했지만, 결국 총액임금 3.1% 인상에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사측이 사회적 공감대를 앞세우면서 임금인상, 사회공헌기금 출연 등을 수용하지 않는 건 모순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협상 초반에는 노조에서 인상률을 큰 폭으로 제시하는 게 관행"이라며 “금융노조가 제안한 8% 인상률 역시 연말이 되면 3~4% 수준으로 낮아질 것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