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해협 개방’ 제안했으나
트럼프 “핵 문제부터 다루자”
브렌트유 7일 연속 상승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두 달째 이어진 중동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이란이 제안한 방안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당국자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 가진 회의에서 이란의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대신 미국이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중단하고, 핵 프로그램 등 민감한 쟁점은 후속 협상에서 다루자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핵 프로그램 문제가 협상의 출발점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 같은 제안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제안이 단계적 협상을 전제로 하며, 초기에는 핵 프로그램 문제를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첫 단계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을 중단하고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이란이 받는 것이다. 이후 미군의 해상 봉쇄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를 협상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올리비아 웨일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언론을 통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레드라인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핵 문제 해결 없이는 해상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에너지 공급 차질과 인플레이션 압력, 수천 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이번 전쟁의 해결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협상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미국의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양국 협력 강화를 강조하며 “이란 국민은 미국의 공격을 견뎌냈고 앞으로도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강경 대치를 이어가며 사실상 상대의 양보를 기다리는 '치킨게임' 국면에 진입했다. 그러나 대치가 장기화될수록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되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란 역시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는 보고서를 통해 미 해군의 봉쇄 조치가 약 3~4개월 이후부터 이란의 원유 수입에 본격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란은 곡물·옥수수·쌀 등 주요 농산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이미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식량 수입 감소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 국제유가는 지난 20일부터 7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후 4시 31분 기준, 브렌트유 7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76% 급등한 배럴당 104.50달러를 기록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