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향상에도 안심 못 하는 캐피탈…본업·건전성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5.06 14:27

‘불장’ 속 비이자수익 증가
부동산PF 부실 여파 지속

캐피탈업권

▲캐피탈사의 실적 지표가 개선됐으나, 여전히 발목을 잡는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미지=제미나이]

캐피탈업계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실적을 끌어올렸다. 금융지주와 모기업의 '성적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그러나 시장금리 상승으로 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펀더멘탈 회복은 요원한 모양새다. 본업의 어려움을 극복할 길을 자본시장에서 찾은 셈이지만,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소속 캐피탈사의 올 1분기 순이익 총합은 약 2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8% 증가했다. 지방금융(BNK·JB·iM) 산하의 캐피탈도 1005억원에서 1302억원으로 29.5% 늘어났다.


투자 성과가 높아진 것이 수치 향상으로 이어졌다. 신한캐피탈의 비이자수익은 1655억원에서 3052억원으로 84.4% 급증했다. 유가증권 등으로 확보한 이익이 불어난 덕분이다. 우리금융·BNK·JB캐피탈을 비롯한 기업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앞서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키움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 기업어음 및 단기차새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상향조정한 것도 투자금융 이익 증가와 관련이 있다.



◇ NPL 비율 개선 난항

문제는 과거의 아픔과 현재의 어려움이 건전성 지표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2021년말 2조2028억원이었던 업계의 고정이하여신(NPL)은 2023년 3조9345억원, 지난해 4조7649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이를 포함한 요주의이하여신도 5조6857억원에서 12조1142억원으로 2배 이상 많아졌다.



NPL비율은 1.3%에서 2.4%, 1개월 이상 연체율도 0.7%에서 1.8%로 높아졌다. 건전성 관리 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1조761억원에서 2조6054억원으로 커진 대손비용은 영업이익률(2.4%→1.6%과 총자산수익률(ROA, 1.9%→1.3%) 등의 반등을 저해하고 있다.


올해도 좋지 않은 흐름이다. 신한캐피탈의 NPL비율은 3.31%로 전분기 대비 1.01%포인트(p), JB우리캐피탈은 2.60%로 0.52%p 상승했다. 하나캐피탈(2.37%)도 0.75%p 악화됐다.


업계는 '레고랜드 사태'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여파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메리츠캐피탈의 경우 지난해말 부동산PF 잔액이 2조4000억원(브릿지론 포함) 규모로 영업자산의 4분의 1 수준이다. NPL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8.1%·7.7%로 전년 대비 대폭 높아졌다.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면 이들 자산을 정리하는 데 도움되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부실 자산 정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캐피탈사에서 대출을 받는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언급된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특성상 상환이 이뤄지면 높은 수익을 기록할 수 있으나 연체 위험이 크다. 여기에 경기부진이 겹치면서 연체 문제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 이자손익 반등 '첩첩산중'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부동산PF 취급 규모를 줄이고 중·저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을 제한하면 수입원이 줄어드는 문제도 발생한다. 기업들의 이자수익이 타격을 입은 까닭이다. 신한캐피탈은 1186억원에서 1125억원, KB캐피탈의 순이자이익은 1163억원에서 1051억원으로 축소됐다.


이자비용이 2021년 1132억원에서 지난해 3337억원으로 불어난 것도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가 높았던 시기에 발행한 채권의 이자 부담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전문채권(여전채) 금리가 4%대에 머물고 있는 것도 악재다. 대출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소요되는 비용이 커지고,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갚기 위해 새로 발행하는 채권의 이자가 향후 수익성을 저해하는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카드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투자 이익을 끌어올리면서 비은행 계열사에서 캐피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면서도 “기업금융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 중이지만, 대손 부담이 지속되는 것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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