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현 금융부 기자.
이달 중 '차량 5부제' 참여 차량에 대한 자동차보험료 할인 특약이 시행된다. 정부가 차량 운행 축소와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기 위해 보험업계와 논의 끝에 내놓은 방책이다.
보험사들은 본격적인 특약 상품 출시 이전인 다음 주(11일부터) 특약 가입 신청을 우선 접수한다. 현재 업계는 정식 출시와 가입 절차에 대비하며 상품 개발과 전산 구축 등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시행을 준비 중인 업계도, 특약 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도 이를 크게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낮은 할인율과 실효성 문제 등에 가로막혀서다.
특약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할인 폭은 연간 2% 수준이 유력한 가운데 평균 자동차 보험료(70만원)에 따른 예상 환급금은 연 1만원대에 그친다. 가입자들은 매주 차량 운행 제한이라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데 반해, 1년 동안 이를 지켜내도 약 1만4000원 내외의 낮은 환급금이 주어진다.
이마저도 중동사태가 빠르게 종식될 경우 할인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해 환급금이 커피 한 잔 가격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차량 5부제에 참여할 실질적인 유인책이 되지 못한다는 시각이 대다수다.
업계는 업계대로 수익성과 손해율 악화에 한숨을 쉬고 있다. 매년 수천억씩 자동차보험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2300억원 가량의 추가 환급금 지출에 운영 비용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할인 금액은 5부제 참여 기간에 따라 계산될 전망이다. 기존 자동차보험 계약 만기 시점에 특약에 따른 할인 금액이 환급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1700만대의 차주가 특약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운영 부담과 확인 과정상 형평성도 지적하고 있다. 운행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인력 투입과 시스템 운영에 지속적인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운행기록 검증 절차가 보조적으로 도입되지만 개별 보험사가 운행기록 앱과 주행거리 특약 정보 등을 활용하더라도 5부제 준수 여부를 정확히 가려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한다.
일각에선 정부의 '에너지 절약' 지령 아래 속전속결로 진행하다보니 체계와 실효성이 부족한 정책이 추진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의도가 좋은 정책이 수없이 쏟아지더라도 준비가 미비한 정책은 비용과 피로감만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