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건 트럼프”…美中 정상회담, 시진핑에 주도권 넘어간 이유 [이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5.13 12:05

트럼프 9년 만에 방중
美中 정상회담은 14일 오전 10시

조급한 트럼프 vs 카드 많은 시진핑
이란 전쟁이 키운 中 협상력


USA-CHINA/TRUMP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옆 김해공군기지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박 3일간의 방중 일정에 돌입하면서 전 세계가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동 전쟁이 3개월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단순한 무역 담판을 넘어 양국 간 힘겨루기 무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과 중간선거 부담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대적으로 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13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방중 일정을 시작한다.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미중 정상회담은 14일 오전 10시 열린다. 양 정상의 대좌는 지난해 10월 말 한국 부산 회동 이후 약 6개월 만이며, 베이징에서의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인 2017년 11월 이후 약 9년 만이다.


당초 양국 정상은 지난 3월 말∼4월 초 회담할 예정이었지만, 그보다 한 달 앞서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일정이 연기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이란 전쟁·무역·관세·대만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각자 서로의 약점을 활용해 협상 우위를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경우 이란 전쟁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부각하며 전쟁 조기 종식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처지를 역이용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란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이 무역·경제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중국이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해 얼마나 협조할지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연구원은 “이란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의 다른 의제들을 모두 집어삼킬 수 있다"며 “회담의 부담과 긴장감이 한층 커졌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US Trump China Pomp

▲2017년 11월 9일 중국에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사진=AP/연합)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다룰 것이라며 이란 전쟁 논의 비중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에 “시 주석과 많은 사안을 논의하겠지만 무엇보다 무역 문제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논의할 사안이 많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란은 주요 의제가 아닐 것"이라며 “이란은 우리가 이미 잘 관리하고 있고, 우리가 합의를 하거나 그들이 말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 문제 해결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내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두·쇠고기·보잉 항공기의 대규모 수출이라는 성과를 노리고 있다. 이는 그러나 역설적으로 중국에 협상력을 더욱 키워주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창 슈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 쇠고기, 보잉 항공기 구매를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 품목은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전체의 12%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들 제품 구매를 확대하길 원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시 주석이 쥔 강력한 협상 카드이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까지 감안하면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과정에서 전기차부터 무기 생산까지 핵심 산업 전반이 중국산 희토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고, 결국 이는 미중 무역전쟁 휴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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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사진=AFP/연합)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보다 더 절박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라시아그룹의 제러미 찬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 주석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파악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희토류 우위가 중국의 자신감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보다 더 많은 성과가 필요하며 시 주석도 이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현재의 무역전쟁 휴전 상태만 연장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핵심 변수로는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 변화 여부가 꼽힌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 독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보다 분명히 하고 무기 판매 역시 축소하길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어떤 수준의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심사인 가운데, 중국이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조의 대가로 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격 회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현재까지 관련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으며, 김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얻을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 간 '깜짝 회동'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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