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보고서에 포용-생산적금융 리스크 기재
국내 공시엔 없던 내용 담기자 ‘당국 눈치보기’ 논란
“잠재 위험요인 공시하는 美제도 특성 반영한 것”
3사 “국내 투자자 차별 아닌 완전한 정보공개 차원”
“정부 생산적·포용금융 정책 방향엔 깊이 공감” 강조
▲서울의 현금자동인출기 모습.
KB금융지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 3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한 사업보고서 내용 중 “정부의 포용적 금융이 연체율 증가,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놨다.
이들 3사는 해당 내용이 “미국 증권법상 요구되는 '완전한 정보공개'와 소송리스크 대응 체계에 따른 공시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정책 방향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눈치 때문에 금융지주사들이 대놓고 드러내지 못하는 내용을 미국 SEC 공시를 통해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KB금융지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는 15일 저녁 배포한 '미국 SEC 연차보고서의 위험 요인 기재 관련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복수의 금융지주사가 공동으로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이들 3사는 지난달 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제출한 '2025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포용금융 및 생산적 금융 정책을 경영상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로 언급했다. 저소득층·금융취약계층 차주에 대한 대출 확대 과정에서 고객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전략적·생산적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역시 예상치 못한 비용이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연체율 상승과 자산건전성 악화, 순이자마진(NIM) 부담 확대 가능성도 함께 거론됐다. 해당 내용은 미국 사업보고서 내 '투자 위험 요소(Risk Factors)' 항목에 포함된 경영상 리스크로, 국내 사업보고서에는 담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금융지주 3사는 “미국 증권시장 상장 외국법인으로서 제출하는 연차보고서(Form 20-F)는 SEC의 공시 규정 및 투자자 보호 원칙에 따라 작성한다"며 “국내 사업보고서와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나, 미국 공시제도의 특성상 '잠재적 위험요인과 불확실성'까지 폭넓게 기재해야 하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투자자에게 추가 정보를 제공하거나, 국내 투자자를 차별화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미국 증권법상 요구되는 '완전한 정보공개(Full Disclosure)' 및 소송리스크 대응 체계에 따른 공시 방식의 차이 때문에 건전성 영향 가능성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이들은 “미국 SEC에 제출하는 Form 20-F의 투자위험(Risk Factors) 항목에는 수십 페이지에 걸쳐 40여개 이상의 리스크 요인이 기재됐다"라며 “실제로 주요 해외 금융지주들도 유사한 수준의 위험요인을 공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사들은 “과거에도 같은 기준에 따라 정부 정책 및 금융환경 변화와 관련한 리스크 요인을 지속적으로 공시했다"고 말했다.
△2015년 기술금융 확대 정책 △2020년 가계부채 관리 강화 △2024년 국내 정치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 등과 관련된 사항을 투자위험 항목에 포함해 공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지주 3사는 “공시상 의무와는 별개로 국내 금융지주들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포용금융 정책 방향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이를 핵심 경영 방향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3사는 국내외 규제 요구사항과 투자자 보호 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한 공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