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공모’ 이어 보은성 채용 논란까지…전남도의원 출신 고문 채용 의혹까지
▲광양항 배후단지 물류창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제기된 이른바 '맞춤형 입찰'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내사 단계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사업 이후 특정 인사가 고문 형태로 채용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보은성 채용' 의혹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제공=여수광양항만공사
광양=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광양항 배후단지 물류창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제기된 이른바 '맞춤형 입찰'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내사 단계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사업 이후 특정 인사가 고문 형태로 채용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보은성 채용' 의혹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1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양경찰서는 여수광양항만공사 전 사장 박성현 씨와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입찰방해 혐의 적용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최근 확보한 녹취파일과 공모 관련 문건, 평가 자료 등을 토대로 공모 과정 전반의 위법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여수광양항만공사는 2022년 진행된 '광양항 항만배후단지 입주기업 모집' 공모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신청 자격과 평가 기준이 설계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내부고발자는 “공모 이전부터 특정 업체와 접촉이 이어졌고 사실상 결과가 정해진 상태에서 형식적 공모만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내부고발자 조사와 함께 관련자 진술 확보에 나선 상태이며, 수사 상황에 따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2023년 물류창고 사업 추진 이후 박 전 사장이 특정 인사의 채용을 추천했고, 해당 인사가 국양로지텍 고문으로 채용돼 약 2년간 월 250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보은성 채용' 의혹까지 불거졌다.
해당 인사는 광양지역 전남도의원 출신 신모 씨로 알려졌으며, 물류 분야 전문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신씨는 고문 계약 형태로 채용돼 자문 역할을 맡은 것으로 돼 있으나 실제 업무 수행 내역이나 출근 기록 등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3년 4월 통화 녹취에서는 국양로지텍 측 관계자가 “이력서를 보내줄 테니 5월 1일자로 고문으로 두라"며 채용을 지시했고, 이어 “상근은 아니다. 필요할 때만 자문하는 형태"라고 설명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화 과정에서 “박 사장님 추천"이라는 언급과 함께 “그 이야기는 모르는 것으로 하라"는 취지의 발언도 등장해 채용 배경을 둘러싼 의혹을 키운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관련 정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단순 인사 문제가 아닌 형사 사건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공공사업과 연계된 이익 제공 구조가 인정될 경우 제3자 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역 사회 비판도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 사업 이후 특정 인사가 별다른 전문성 없이 고문으로 채용됐다면 특혜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공공기관 신뢰 자체를 흔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 전 사장 측은 “해당 채용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 역시 “업체 측에서 물류전문가 고문 채용 이야기를 듣고 직접 이력서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업체 측 또한 “사업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자문 계약일 뿐 입찰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공기관 입찰은 원래 가장 투명해야 하는 영역인데, 의혹은 늘 공모 이전부터 시작되고 해명은 수사 이후에 나온다. 서류상으로는 '공정 경쟁'인데, 녹취록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었다고 의심한다. 지방 공공사업을 둘러싼 오래된 불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