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피 앞에 잠잠했던 ‘간달프’…코스피 하락에 다시 등판 [머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5.20 17:24

코스피 고점 대비 10% 빠져
인플레·美국채금리 급등 부담
콜라노비치, AI·반도체 다시 경고

7,200선에서 마감한 코스피..환율은 1,500원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 폭락"을 외치다 인공지능(AI) 랠리 속에 존재감이 희미해졌던 월가 대표 약세론자가 최근 국내 증시 급락과 함께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인미답의 '8천피'(코스피 8000) 달성 직후 코스피가 급락세로 돌아서고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자, 한동안 빗나간 전망으로 침묵하던 그의 경고가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JP모건 수석 전략가 출신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S&P500 지수의 내재 상관관계가 최근 수십 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골드만삭스의 분석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는 과거처럼 금리·경기 등 거시경제 변수에 따라 시장 전체가 움직이기보다, AI 수혜 여부 등 개별 기업 재료에 따라 주가 흐름이 갈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콜라노비치는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 전체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며 “현재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AI 관련주 등 개별 종목 옵션에 주로 베팅하면서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시장이 각종 뉴스에 의해 움직이는 상황에서 거시경제 충격에 따른 지수 폭락은 발생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며 “이는 위험 신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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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 화면캡쳐)

콜라노비치의 이번 게시물은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나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86% 내린 7208.9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한때 3% 급락한 7053.84까지 밀리며 7000선 붕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6% 가까이 급락했고, 최근에는 장중 3~4%씩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고점과 비교하면 10% 가량 빠진 상황이다.


차익실현 매물과 글로벌 국채금리 급등, 삼성전자 총파업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유가에 따른 미 국채금리 급등이 글로벌 증시 하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년물 미 국채금리는 19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5.20%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타타베 가즈노리 다이와자산운용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최근 금리 상승은 중동 긴장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흐름"이라며 “부정적인 이유로 금리가 오를 경우 성장주뿐 아니라 증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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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코스피 상승률 추이(사진=구글 파이낸스)

콜라노비치는 지난 2월부터 코스피 거품론을 집중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는 당시 “과거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으로 가는 데만 40년이 걸렸다"며 “불과 몇 달 만에 4000포인트가 오른 것은 역사적 평균 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100년 이상의 상승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충격으로 코스피는 지난 3월 초 5000선까지 밀렸다. 이때 콜라노비치는 “전쟁이 일어날 날짜를 말해줬고 코스피와 닛케이가 붕괴할 것이라고도 말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을 가리는 선택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소식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4월부터 급반등했다. 콜라노비치는 이 과정에서 경고를 이어갔지만 시장이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 12일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기술주 모멘텀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이러한 흐름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직접적인 '코스피 폭락론' 대신 거시경제 우려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위를 낮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발언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7981.41)를 기록한 지난 14일까지 콜라노비치는 별다른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고, 코스피가 6% 급락한 지난 15일에는 “아시아에 검은 금요일이 왔다"는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을 별다른 설명 없이 공유했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 하락세가 이어지자 다시 한번 증시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콜라노비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증시 반등 가능성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하며 '간달프'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2022년 이후 시장 흐름과 엇갈린 전망을 이어가다 2024년 JP모건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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