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베테랑이냐 정치력이냐”...여신금융협회장 자리 놓고 ‘3파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5.27 11:16

이동철·박경훈·윤창환 숏리스트
내달 4일 면접, 투표로 단독후보 선출

업계 현장 경험 vs 정책 네트워크
“정책 조율·신사업 추진력 중요”

여신협회

▲여신금융협회.

제14대 여신금융협회장 선출이 가까워지고 있다. 8개월 가까이 '초과근무'를 한 정완규 전 회장의 뒤를 이을 후보는 다음달 4일 오후에 정해질 예정이다.


여신협회는 첫번째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통해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윤창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이 숏리스트(면접 후보군)로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2차 회추위에서 면접과 투표를 통해 단독후보가 결정되면 회원사들이 참여하는 총회를 거쳐 절차가 마무리된다.


전체적인 구도는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과 정치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의 경쟁이다. 업계 내부를 보면 카드와 캐피탈의 매치업이 성사됐다.




◇ 각기 다른 매력 포인트

후보들이 전공이 엇갈리는 것도 특징이다. 이동철 전 부회장은 고려대 법학과 학사와 미국 툴레인대 로스쿨(LLM), 박 전 대표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출신이다. 윤 전 수석은 전남대 법학 학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석사, 동국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경훈 전 대표는 우리은행 행원에서 본부장·상무로 승진한 이력을 토대로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총괄 부사장(CFO)을 맡았다.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기업금융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고도화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박 대표가 취임한 2021년 1406억원에서 2022년 1833억원으로 올라섰다. 이후 래고랜드 사태의 여파로 고전했으나, 올 1분기 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반등에 나서고 있다. 그룹으로 편입된지 얼마 되지 않은 계열사가 그룹 내 비은행 1위를 다투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윤창환 전 수석은 행정·언론·정책 분야에서 민간과 학계 및 정계를 오가며 노하우를 축적했고, 현재 글로벌 AI 넥스트 센터 최고경영자(CEO)로 재직 중이다.


그는 문희상 국회의장 시절 국회에 몸 담은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회에서 AI정책 특별단장을 맡았다. 이번 선거에서 빠진 '관 출신'의 자리를 대신하는 셈으로, 여당·청와대와 접점이 있다는 강점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여신협회장은 관료집단 뿐 아니라 정치권과도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 '고난의 행군' 이겨낼 수장 될까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후보는 이 전 부회장이다. 그는 KB증권 인수합병(M&A), KB라이프 체질개선을 주도하는 등 KB금융이 '리딩 금융'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내수시장에 머무르던 카드사의 해외 진출 고삐를 당긴 전력이 있다. KB국민카드는 이 전 부회장이 수장으로 온 2018년 캄포디아 프놈펜에 자회사 KB대한 특수은행을 개소했고, 이후 태국·라오스로 영역을 넓혔다. 국내에서도 KB캐피탈의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와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동력을 마련했다.


그룹에서 디지털/IT부문장을 지낸 점도 언급된다. 카드·캐피탈·신기술금융사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포인트는 다른 후보들의 강점을 상쇄시킬 수 있는 무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숙원사업' 달성 △신사업 발굴·육성 △회원사 연대·소통 강화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카드사들이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 상승을 비롯한 조달 비용 증가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것은 결국 가맹점수수료가 현실화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일명 '알짜카드'가 잇따라 단종되는 현상도 수수료 문제와 연관이 있다. 수익을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였다는 것이다.


금융사를 옥죄는 포지티브형 규제를 벗어나 비금융·플랫폼 분야에서 빅테크 기업과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 출신 인사가 후보에도 포함되지 못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고 실현 가능한 정책의 형태로 다듬어 전달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바람이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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