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등에 탈서울 가속…광명·안양 집값도 들썩

장혜원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6.19 14:55

서울 전셋값 0.91%↑…2013년 이후 최대 상승폭
광명·안양 신고가 거래 잇따라…서울 거주자 매수세 유입
전문가들 “행정구역보다 서울 접근성”…접경지 수요 집중

/

▲경기 광명시 광명역 인근 아파트와 업무시설 전경. 서울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광명 등 서울 접경지역으로 주거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장혜원 기자

서울 전셋값이 12년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수도권 주거지도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광명·안양 등 서울 접경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외곽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 0.91% 상승했다. 이는 2013년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 매물 부족,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서울 거주 비용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전세난은 서울 안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서울과 맞닿은 경기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기준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안양 동안구가 8.80%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용인 수지구(8.56%), 광명시(8.19%)가 뒤를 이었다.



지난 18일 찾은 경기 광명시 철산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는 서울 서남권에서 넘어온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철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구로·금천·양천구에서 오는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며 “서울에서는 전세도 비싸고 매매도 부담스러워 실거주 목적으로 광명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광명 매수를 검토하는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신축 대단지 선호가 뚜렷했다. 한 실수요자는 “서울 서남권 구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광명 신축 단지의 주거환경이 더 낫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며 “12억원 이하 예산에서는 서울 개봉·구로권 구축과 광명 신축·준신축이 직접 비교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안양 범계역 일대 분위기도 비슷했다. 범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서남권 직장인들이 안양 전세나 매매를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며 “전세를 구하려다가 매매로 돌아서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광명도 오르고, 안양도 오르고

시장에서는 이미 '1차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4월 경기도 소재 집합건물을 매수한 서울 거주자는 1만1614명으로 직전 3개월보다 832명 증가했다. 특히 광명시는 같은 기간 서울 거주자 매수 건수가 48명에서 698명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이는 등기상 매수인 주소지 기준 통계로 서울 전세난에 따른 이동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서울 인접 경기권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실거래가에서도 상승세가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명동 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 전용 84㎡는 지난 2월 11억9000만원에서 5월 12억4000만원으로 올랐다. 철산동 철산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도 같은 기간 14억8000만원에서 15억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광명푸르지오포레나 전용 84㎡는 올해 1월 11억3500만원에서 4월 14억원까지 뛰었다.



안양 동안구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평촌동 꿈마을한신 전용 90㎡는 지난 5월 30일 16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귀인마을현대홈타운 전용 80㎡도 14억7000만원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

▲경기 광명시 광명역 인근 광명역파크자이 아파트 전경. 서울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광명 등 서울 접경지역으로 주거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장혜원 기자

전문가들은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 '서울 생활권'을 꼽는다. 과거에는 가격이 저렴한 외곽 지역이 대체 수요를 흡수했다면 최근에는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출퇴근이 가능한 접경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명은 지하철 7호선과 KTX 광명역을 이용할 수 있고, 안양은 1·4호선과 GTX-C 노선 기대감, 월판선·신안산선 등 광역교통망 수혜가 거론된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권 지역들이 서울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한 건설·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수요자들이 보는 핵심 기준은 행정구역이 아니라 서울 주요 업무지구까지의 접근성"이라며 “광명과 안양처럼 복수의 교통망을 갖춘 지역은 서울 전세난에 따른 대체 수요를 흡수하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교통 호재는 실제 개통 시점과 역 접근성에 따라 가격 반영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입주 물량과 분양가, 기존 신축 단지와의 가격 경쟁력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광명·안양의 가격 부담이 높아질 경우 시흥·군포·의왕 등 인접 지역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2차 풍선효과'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아직 이를 뒷받침할 통계는 제한적이어서 전망 수준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전세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예년보다 감소한 데다 매매시장 상승세까지 겹치면서 전세 수요가 계속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하면 주거 수준을 낮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라기보다 서울 생활권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건설부동산 dalgu@ekn.kr

0

TOP